발표자: 최동석(KOTRA 연구위원, 전 뉴델리무역관장겸 서남아지역본부장)
우리의 인도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는 아직도 과거 영국 식민주의가 박제한 오리엔탈리즘의 복제에 가깝다. 그러나, 인도는 세계 2위 인구대국이자, 구매력 기준 세계 3대 시장이고, 주요 시장중 인구가 가장 젊고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렇지만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경쟁적이고, 규제가 많고, 관료의 영향력이 큰 시장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외국기업들의 매니저들은 인도에서 사업을 하면서 쉽게 패러독스를 느낀다. 인도에서 사업은 엄청난 기회인 동시에 만만찮은 도전이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속의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전략에서 이제는 인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거대 내수뿐만아니라 인도를 제조기지, 소싱기지화하여 인접한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장 진출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100㎞만 가도 문화·인종 달라 적응 못하면 도태되는 사회이고, 인도인들은 외견상 상호 모순된 세계와 아이디어가 동시에 존재해도 편안함을 느낀다. 이런 상황을 활용해 돈을 버는 데 우위를 지니고 있다. 인도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는 정부와 정치권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을 망치게 하거나, 사업장애물을 제거하는데 파워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기업문화도 정치와 비슷한 점이 있다. 왕조적인 리더십, 복합적인 함의,경쟁자보다 한수 앞서는 책략이 난무한다. 고위층일수록 법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도 기업의 관리자들은 창업주 오너 사장을 힌두 대가족의 가장처럼 생각하고,이들의 기분을 맞추고 눈치를 보는 데 공을 들인다. 인도기업들은 중요한 구매계약을 체결할 때, 오너 사장의 기분을 살려주고 체면을 세워줄 여지를 미리 생각하고 실무자와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인도는 오랫동안 중동,동남아 등 외국과 무역을 해왔다. 인도인들은 기업가적으로 항상 사업 기회를 찾는다는 것인 반면,서플라이어 관점에서 볼 때 구매시 가격에 민감해 협상하기 어렵고 가격 후려치기를 즐긴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경쟁적 연방주의(competitive federalism)가 장려되면서 28개 주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외국인투자를 유치하려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하고, 친화적인 서비스 경쟁을 하고 있어, 경제효율성을 점차 높일 것이다. 물론, 인도에서는 그 어느 것도 단순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활용한다면, 인도의 최대 약점은 가끔 최대 장점이 되기도 한다. 인도사업에서의 실패를 최소화하고 성과를 거두기위해서는 인도인들의 마인드 세트와 행동양식, 비즈니스 문화를 잘 이해하여야 시행착오를 예방하고, 진출 리스크를 잘 관리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인도시장에서 성공과 실패사례를 경쟁국 기업들과 우리 중소기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리스크 관리방안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 또한 일본 등 경쟁국이 높이 평가하는 인도에서의 한국기업들의 역량과 강점도 살펴보고자 한다.
최동석은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으며, 박사과정으로 한양대에서 경영컨설팅, 한국외대에서 인도아세안경제를 전공, 수료하였다.
코트라 뭄바이무역관장, 뉴델리무역관장겸 서남아본부장을 역임하였다. 인도문화권에서 총 9년간 주재 근무하면서 인도인과 인도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였고, 현장중심으로 연구하였다. 인도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여러 대표 사업을 추진하여, 코트라가 인도 진출 대표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는데 일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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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경제적, 지정학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건 익히 알려져 있고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인도와 인도인에 대해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않은 경우 대개 인도 시장 진출에 크게 실패해왔다. KOTRA 연구위원인 최동석 대외협력처장을 모시고 10월 8일에 남아시아센터에서 개최한 <인도 비즈니스 문화 이해와 리스크 완화방안>이라는 제목의 콜로키움은 이론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영역에서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여 인도인의 비즈니스 문화를 검토하고 그를 토대로 인도 진출 전략을 구상하는 시간이었다. 낯선 문화를 접할 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태도이지만, 특히 인도인을 대할 때 우리의 일반적인 관념과 직관을 고집하고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토착 문화와 관습에 녹아들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풍습에 필요 이상의 가치 판단과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인도인을 이해하고 대할 때의 바람직한 태도이다.
한편으로 인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들을 본보기로 삼음으로써 인도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인도의 재벌 및 대기업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지방별로 배치된 기간산업중심 공기업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 성공 사례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었다.
1990년대 일본 기업은 인도 시장 진출의 좋은 기회를 놓쳤고, 이 기회를 놓치면서 인도 시장에서 사실상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최동석 처장의 말을 빌리자면, ‘인도가 부를 때 실기하면 설 땅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인도시장의 거대함과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하면 인도시장에서의 성공이 세계시장 진출의 시험무대이자 열쇠가 될 수 있으므로,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지금이야말로 인도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제2 인도붐을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 대비하여 철저한 사전준비와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최동석 처장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