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아시아인이자 한국인이라는 현지인의 관점에서 동아시아의 근대 형성에 대한 역사적 정서 구조를 ‘옐로우 퍼시픽(Yellow Pacific)’이라는 개념으로 이론화하는 작업이자 새로운 대화를 위한 초대이다. 동아시아 근대성의 경험을 ‘옐로우 퍼시픽’으로 이론화하면서 ‘지금 그리고 여기’의 관점에서 실존적, 물질적, 그리고 감성적인 역사성을 강조한다. ‘옐로우’는 사회진화론적인 관점에서 폄하와 차별의 의미를 넘어서 스스로에 대한 능동적이며 자기 승인을 하는 동아시아인을 가리킨다. ‘퍼시픽’은 동아시아의 근대화 과정, 냉전과 탈냉전, 그리고 세계화와 신자유주의화 과정 가운데 미국이 이 지역의 주요 타자임을 의미한다. 옐로우 퍼시픽은 미국이라는 외부의 타자와 지역 내 타자와의 이중적인 구속의 관계에서 물리적 이동보다는 역사적으로 살아온 현장과 관계 속에서 형성된 동아시아의 근대성 그리고 근대적인 주체성의 형성을 의미한다.
발표: 조영한 (한국외국어대학교)
토론: 김백영 (서울대학교) / 정호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사회: 박소정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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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국내외 연구자 및 학생 49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류연구센터 주최로 온라인 100분 토크 <옐로우 퍼시픽>이 진행되었다. 발표자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한국학과 조영한 교수가 참여하여 2020년 발간한 저작 <옐로우 퍼시픽>의 주요 주장과 이후 논의를 소개했다.
먼저 조영한 교수는 미국과 아시아의 의미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 학문적 궤적을 소개하고, 형제인 조영헌 교수와 함께 책을 저술하는 독특한 경험을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조영한 교수는 문화연구자 폴 길로이가 <The Black Atlantic>에서 카리브해, 영국, 유럽, 미국을 가로지르는 흑인 이주와 흑인성을 다루었던 것에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폴 길로이의 작업이 흑인의 이주 역사를 기반으로 한다면, <옐로우 퍼시픽>이 말하는 동아시아 근대성은 물리적 이동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신자유주의화와 세계화 등 서구적인 ‘글로벌 스탠다드’에 적응해 왔다는 차이점을 지적했다. 또한 조영한 교수는 동아시아의 근대화는 외부의 타자와 내부의 타자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으며, 특히 그 과정에서 미국이 이상적인 타자로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발표에 이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장인 김백영 교수와 한류연구센터 방문연구원 정호재 박사가 토론에 참여했다. 비대면으로 접속한 청중들 또한 활발히 참여하여 제목 ‘옐로우 퍼시픽’이 내포하는 의미와 한계, 한류 연구의 동북아 중심성과 같은 흥미롭고도 날카로운 토론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