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에서 현장기자 활동하며 쌓은 취재경험과 아시아 담론을 본격적으로 다룬 비교아시아학의 방법론, 그리고 다년간의 동남아 체류에서 경험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의 케이팝 열풍뿐만 아니라 부동산, 물물거래, 이주노동, IT산업, 엔터테인먼트 등 동남아의 중요한 사회 ·문화 현상, 그리고 아웅산수찌, 탁신, 삼랑시, 니콜시아, 마하티르 등의 동남아 대표 정치인들의 업적과 과오를 통해 본 동아시아의 현재를 알기 쉽게 써 내려간 책이다. 이 책은 특히 아시아의 근현대사를 통과하며 도도한 흐름을 형성한 문화적 다양성, 정치적 개방성, 시민사회의 자율성, 반反부정부패 운동 등에 주목하면서 아시아적 보편성과 특수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케이팝, 케이드라마의 성공은 한국의 경제적 성공에 따른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화교류와 네트워크 형성, 합리적인 시스템의 개발, 노예적 계약 관계의 혁신, 미디어의 개방성과 자유, 공정한 경쟁, 도덕적 감수성에서 비롯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와 동시에, 근래 동아시아 지역에서 두드러진 발전의 근간에는 전통과 역사에 내재한 ‘문명의 힘’이라는 가설을 제시하고, 나아가 K-컬처가 동아시아라는 ‘지역’의 공통의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 가는 문명 현상의 초기현상임에 주목하고 ”아시아적 관점“의 필요성을 도출해 낸다.
발표: 정호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토론: 구기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황성빈 (릿쿄대학교)
사회: 박소정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한류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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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한류연구센터가 주최한 100분 토크 <아시아 시대는 케이팝처럼 온다>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국내외 연구자, 학생, 기업인 등 약 50명이 접속한 가운데,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이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인 정호재 박사가 저작 <아시아 시대는 케이팝처럼 온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정호재 박사는 동북아 및 아시아 담론이 통용되어 온 역사와 맥락을 소개하고, 아직 아시아라는 개념은 형성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아시아라는 개념을 문명론과 연결하여 ‘아시아는 문명인가’라는 질문이 지역학의 핵심 질문이 되어왔음을 짚고, 한국 지역학이 이러한 질문을 충분히 다루지 못해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동북아시아를 넘어 보편적인 아시아론을 다루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호재 박사에 따르면, 한류는 이러한 과정에서 아시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철학으로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인 관점의 확대 필요성을 역설하며, 대중문화 측면에서도 아시아적 실천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발표에 이어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 구기연 박사와 일본 릿쿄대학교 황성빈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청중들의 활발한 참여로 ‘아시아’ 또는 ‘아시아 시대’ 개념의 정의, 기존 문명론과의 차이점 등 흥미로운 토론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