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연구소 대중문화프로그램 강연
방황하는 청년들의 최전선 : ‘평범함’에 대한 열정
강연교수 : 정 수 남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후연수연구원 (문화/종교 사회학, 감정사회학)
일시 : 6월 19일 (목) 16:00~18:00
장소 : 아시아연구소 304호 세미나실
주최 : 아시아연구소 대중문화프로그램 (문의 이상규 조교 010 5390 5822)
(강연 초록)
방황하는 청년들의 최전선: ‘평범함’에 대한 열정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은 새롭게 호명되고 있다. 그간 한국사회가 후기근대자본주의사회로 진입해온 과정에서 사회구성원 대부분은 소비주체와 자기계발하는 주체로 전환되어 왔다. 청년집단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사회에서 그동안 하나의 신화로서 작동해왔던 ‘청춘’ 유토피아는 더 이상 청년들의 현재적 삶의 정초가 아니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생애의 한 단편을 장식해왔던 순수함은 냉혹한 자본주의적 현실 앞에서 냉소와 환멸로 전환되어 왔고, 무한경쟁이라는 터널을 지나면서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로 구분되는 열패감 가득한 사회가 출현했다. 이러한 사회에서 세대공감은 사라지고 세대 내 분열이 심화되면서 청년들은 더 철저하게 계급적 논리에 의한 삶의 양식과 세대감수성을 습득하는 집단으로 전환되었다. 무엇보다도 한국이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가정환경은 청년들의 미래와 꿈을 규정하는 결정적인 자원으로 차곡차곡 축적되어 왔다. 청년들이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은 예전이 비해 오늘날 더 구역화되고 등급화되었다. 더 이상 오늘날 청년들에게 ‘방황’은 그들의 특권이자 낭만적 경험이 아닌 빨리 제거해야하는 트라우마이자 미래의 괴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비극적인 미래 앞에서도 청년들은 불가피하게 방황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불안한 자신의 삶에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필자는 이를 평범함에 대한 열정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여기서 평범함은 현재 중간계급과 하층계급 청년 대부분이 추구하는 꿈의 표상으로 작용한다. 그렇지만 평범함 또한 계급적 차이를 지니면서 청년들의 성인기 이행을 각기 다르게 특징짓는다. 본 발표에서는 중간계급과 하층계급 청년들의 생애과정을 비교해보면서 이들의 ‘꿈’이 계급적 맥락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현재적 삶을 규정하는지를 살펴본다. 나아가 ‘청년’과 ‘청춘’을 후기근대적 맥락에서 새롭게 담론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