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우 교수/가천대 경찰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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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 및 웹진 다양성+Asia팀의 주최 하에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중앙아시아와 한반도 안보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콜로키움이 진행되었다. 발표자로 나선 윤민우 가천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보테러 및 국제정치 전문가로서, 콜로키움에서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중 패권전략의 정치동학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를 논하였다.
우선 아프가니스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다루어졌다.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지역은 미국-서방과 러시아-중국의 ‘글로벌 지정학적 패권 충돌’이 일어나는 핵심 지역으로서, 향후 지정학적 세력균형과 미-중 패권전략의 양태를 결정하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위구르 지역을 이슬람 극단주의 및 마약의 위협으로부터 봉쇄하기 위한 안보적 목적과 함께, 터키를 관통하는 아시안하이웨이의 통로로서 일대일로를 위한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중시한다. 미국의 경우 중앙아시아의 친서방화 전략을 통해 대 중국, 대 러시아 견제를 위한 공간으로서 21세기를 전후하여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개입을 강화해왔다. 러시아 역시 시베리아 극동 및 남부 러시아 무슬림 자치구의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완충지대로서 아프가니스탄을 중시하였다.
다음으로 아프가니스탄의 국가적 특성이 언급되었다. 아프가니스탄은 중세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상상적 공동체로서 ‘민족’에 기반한 국민국가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중앙정부의 치안권-경찰권이 취약하여 종교적-부족적 전통에 기반한 이슬람 극단주의와 지역 토호세력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잡다기한 부족지형과 더불어 탈레반을 위시한 테러집단이 국가와 권력을 분점하는 상황은 한편 마약시장과 연관되어, 이들 행위자가 ‘폭력사업가(violent entrepreneurs)’로서 기능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마약사업은 국가의 ‘기간사업’화되며 분화-확장되어 각종 산업구조와 촘촘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정치적 불안정성과 상호 연관되어 난민 문제를 비롯한 다른 사회문제의 영역 혹은 인접국가에의 안보위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의 함의가 논의되었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은 아프간 치안유지를 위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수렁화’를 통해 인접지역의 정국 혼란을 유발하겠다는 함의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는 철군으로 인한 힘의 공백을 바탕으로 중국-러시아 간 갈등을 촉진하는 전략으로서도 기능한다. 이에 더해 미군 전력을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중국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기도 하다. 한편 향후 서태평양 지역의 미국 개입에 대해서는, 해양을 통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지는 친미성향을 확산시켜 중-러에 영향을 끼치는 방향이 강조될 것이며. 이에 미국-파키스탄 간 관계 설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이 언급되었다.
발표는 아프가니스탄의 향후 정국이 이란 등 인접한 국가에 미치는 영향, 탈레반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모병 과정, 미군의 힘의 공백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현재 아프간 내부 탈레반의 통제력 정도 등에 대한 참가자들의 열의 있는 질문으로 마무리되었다. 아울러, 한국 사회에서도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 정확한 이해와 함께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글, 사진 | 김재성(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