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TBS뉴스] 신장개업 - 구기연 서울대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년부터 일어난 '히잡 의무 반대 운동들'...젠더 대결 아니라, 개혁주의와 보수 이슬람 전통주의의 대립으로 이해해야”2022-10-04 09:35
작성자 Level 10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2014년부터 일어난 '히잡 의무 반대 운동들'...젠더 대결 구도가 아니라, 개혁주의자와 보수 이슬람 전통주의자의 대립으로 이해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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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2022. 09. 29. (목) 18:06~20:00 (FM 95.1)
● 진행 : 신장식 변호사
● 대담 :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 쿠르디스탄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시위...테헤란에서 쿠르디스탄까지 장례 행렬로 시작돼 '2022 이란 혁명'으로 자리매김 되어가고 있는 과정
- '나도 아미니처럼, 나도 죽을 수 있었다'는 분노로 시작된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져
- 최근 몇 달 사이 이란 정부 내에서 히잡 뿐만 아니라 큰 문제가 없더라도 단속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많아...일망타진하듯 비율이 있었다고 해
- 이란 당국이 시위를 진압하면서 발포하는 현장들이 동영상으로 실시간 공유돼...주로 폭행과 총에 맞아 숨지고 있어
- 마흐사의 죽음을 처음 보도한 기자 '닐루파 하메디'를 포함한 17명의 언론인들이 체포돼...1,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9년 시위 때, 일주일 가량 방송, 전화, 인터넷 아예 끊겨
-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각각의 이유로 쌓인 40년간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왔다고 볼 수 있어
- '저항 경제'라는 말, 미국이랑 척지면서 40년 동안 버텨왔지만 경제적인 상황들 너무 좋지 않아
- JCPOA(이란핵합의)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하면서 국제적으로 고강도의 제재가 들어와...중산층이 다 무너졌다고 해
- 총 앞에서도 저항하는 모습, 사회를 변화하고 싶은 간절하고 절규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봐
- 이번 시위는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반대가 아니야...이슬람을 내세운 이데올로기 체제와 통제에 대한 저항을 봐주시기를

▶ 신장식 : 여성, 생명, 자유. 현재 이란에서는 한 여성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되었고 3일 만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남녀노소 그리고 모든 민족과 계층을 아우르는 가장 큰 시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인데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구기연 연구교수님께 현재 이란 상황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구기연 : 안녕하세요. 소개받은 구기연이라고 합니다. 

▶ 신장식 : 지금 SNS나 커뮤니티에 검은색 이렇게 갈라진 깃발이 많이 회자가 되고 있습니다. 사진을 좀 제작진에서 띄워 주시면 좋겠는데요. 이게 히잡을 쓰지 않은 이란 여성의 머리카락을 상징하는 거라고 지금 나오고 있어요. 저게 이란 내부에서도 저런 깃발이 지금 쓰이고 있는 건가요? 

▷ 구기연 : 저런 깃발뿐만 아니라 사실 이란 역사상 저런 깃발이 거리에 나부끼게 된 것은 가장 충격적인 사실이고,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강제적인 히잡 규정에 대항한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서 나뭇가지에 매 가지고 이렇게 시위를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정말 비장하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그걸 깃발로 삼았다는 거는 굉장한 투쟁의 의지를 보여 주는 그런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신장식 : 저런 모양의 깃발이 지금 이 투쟁에, 무슨 우산혁명, 오렌지혁명 이런 등등등 이런 어떤 대규모 시위에는 그런 별칭이 붙기 마련인데, 우리도 촛불혁명 이런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지금 이 사태, 무엇이 계기가 돼서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사태를 좀 정리를 좀 해 주시죠. 

▷ 구기연 : 많은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이미 뉴스를 통해서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마흐사 아미니라고 불리는 쿠르드족 여성이 테헤란에 놀러 갔다가 복장 위반으로 적절치 않은, 어떤 보도 매체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요. 히잡을 적절한 당국의 어떤 규제에 맞지 않는 그런 히잡을 썼다는 이유로, 

▶ 신장식 : 아, 히잡을 쓰긴 썼는데, 

▷ 구기연 : 그럼요. 

▶ 신장식 : 정식 규격 히잡이 아니라는 거예요? 

▷ 구기연 : 예를 들면 그 순간에 좀 이게 흘러내려서 머리가 많이 보였을 수도 있고, 제가 그 여성이 쓰러졌던 재교육센터의 그런 CCTV를 봤을 때 제가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번 이란 여성들한테 물어봤어요. 도대체 제가 봤을 때는 히잡이 그렇게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왜 잡혀갔냐고 물어보니까 요즘 약간 일망타진하듯 뭔가 비율이 있대요. 그날 승합차에 싣고 가야 할 여성 단속 대상이 있는데 그런 이유도 있고, 요즘 최근에,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란 정부 내에서 이런 여성들이 적절치 않은 히잡뿐만 아니라 히잡에 큰 문제가 없더라도 약간 그냥 데려가는, 단속의 대상이 되는, 

▶ 신장식 : 군기 잡는 겁니까, 그러니까 말하자면? 

▷ 구기연 : 그런 면도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후에 또 말씀을 드리겠지만 이 사회적 문제 그리고 불만이 너무나 이제 사회에 전면적으로 만연해 있다 보니까 약간 기강 잡기, 규율 잡기, 이런 시도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이제 재교육센터에서 조사를 받던 중에 CCTV를 보면 약간 정말 심장마비에 걸리듯이 확 여성이 앞으로 고꾸라지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고, 그래서 이제 당국에서는 심장 마비다, 심장 질환이 있다, 심장 마비로 죽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 유족은 한 번도 심장 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 그리고 이 여성이 이제 구타의 흔적이 있다, 두개골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여러 가지 설들이 있어요. 아직까지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두개골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밝히고 있고. 그래서 그 여성 한 명의 죽음으로 그 여성이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쿠르디스탄 사람이잖아요. 

▶ 신장식 : 쿠르디스탄. 

▷ 구기연 : 쿠르디스탄 사람이라서 무슬림들은 하루 만에 매장을 해야 합니다. 

▶ 신장식 : 아, 바로. 

▷ 구기연 : 사망을 한 지 24시간 내에 매장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 쿠르디스탄에서 테헤란으로 가는 장례 행렬, 그러니까 그녀의 주검을 실은 그런 차의 행렬을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 여성의 죽음을 우리 테헤란에서 쿠르디스탄까지 같이 함께하자, 이렇게 시작된 분노가 사실 지금 거의 일주일 이상 이렇게 계속되는 것으로 봤을 때, 아까 변호사님께서 이 혁명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했을 때 아직까지 규정을 할 수 없는. 왜냐하면 여성의 혁명으로 시작이 되었다가 지금은 진짜 2022년 그냥 이란 혁명으로 자리매김 되어 가고 있는 그런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신장식 : 그러니까 지금 보니까 시위대 76명이 현재 사망했고, 이란 인권이라는 인권 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체포된 사람이 2천 명이다. 시위대 76명이 사망을 했다는 것 자체도 정말 믿을 수가 없는데. 발포했나요? 어떻게 된 겁니까? 

▷ 구기연 : 발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이 이란 여성이나 이란 시민사회 운동에 대해서 계속 주목을 하면서 보고 있었던 그런 연구자라서 요즘 제가 너무 피곤해요. 왜냐하면 계속 올라오는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는 그런 동영상을 이제 보면 사실은 연구자로서 너무 괴롭습니다. 왜냐하면 총소리가 계속 들리거든요. 비명소리와 총소리와, 

▶ 신장식 : 아, SNS로 그런 이야기들이? 

▷ 구기연 : 동영상으로 계속 그 클립들이 실시간 공유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서 계속 발포를 하는 현장들을 실제로 수많은 동영상에서 그 발포의 총성과 발포하는 모습들이 잡히고 있고, 보안군들의. 그래서 그런 주로 이제 총을 맞아서 여성을 비롯해서 16세 소년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76명이라고 하지만 모르겠어요. 밝혀진 바로는. 더 있을 수도 있고. 그 사람들이 주로 폭행과 총성으로, 총으로 맞아서, 

▶ 신장식 : 숨지고 있다. 

▷ 구기연 : 숨지고 있습니다. 

▶ 신장식 : 자, 보통 이런 시위가 벌어지면 우리도 광주에서 겪었고 87년에도 겪었던 일인데 사실 지금 심장 마비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탁 치니까 억 하고 돌아가셨다는 박종철 열사 생각이 나요, 실제로. 우리도 그때 이제 또 80년대 초반에는 뭐, 또 87년에도 그렇고 군부대가 투입이 되냐, 안 되냐, 이제 이런 이야기까지 있었는데, 언론을 보통 차단하고 언론인들 반대의, 정부 당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들을 감금하거나 죽이거나 하는 일들이 있잖아요. 지금 언론이나 매스미디어나 또는 SNS 상황은 어떻습니까? 

▷ 구기연 : 그 말씀을 또 드리려면 사실은 굉장히 복잡합니다. 방금 말씀하셨듯이 예상하듯이 이란 지금 국영방송, 그러니까 이란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들은 사실 실질적으로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보기는 매우 힘듭니다. 

▶ 신장식 : 원래 그랬죠, 원래. 

▷ 구기연 : 네, 그리고 하지만 어떤 희망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첫 아미니, 마흐사 아미니의 사건을 처음 보도한 일간지 기자가 있어요. 닐루파 하메디라고 불리는 그 기자가 처음으로 그 여성이 죽음을, 그러니까 마흐사의 죽음을 보도를 하고 그 유가족들과 이제 인터뷰를 하면서 어떻게 보면 그 국내 기자가 굉장히 용감하게 이걸 터뜨린 거거든요. 

▶ 신장식 : 그러네요. 

▷ 구기연 : 그런데 실질적으로 지금 닐루파 하메디를 포함해서 17명의 언론인들이, 국내 언론인들이 체포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제가 잠을 못 잘 정도로 계속 동영상으로 소비가 되고 있는가, 계속 올려져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할 수가 있을 텐데요. 이란 내에서는 100여 개의 위성 방송을 시청을 할 수가 있습니다. 페르시아어로 된. 그 페르시아어로 된 위성 방송들이 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유럽, 터키 등지에서 이란의 디아스포라들, 즉 이주민들이, 

▶ 신장식 : 이주민들. 해외에서 탈출한. 

▷ 구기연 : 네, 탈출한 그런 디아스포라들이 국내에서 이런 이란 시민들이 BBC 페르시아나 이란 인터내셔널이나 이런 방송국에 계속해서 보내 주는 거예요, SNS로. 그런데 그걸 보내 주면 거기서 방송을 만들어서 역으로 국내에 보도를 하는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신장식 : 그러니까 현대에는 아무리 이렇게 이란같이 종교 원리주의가 국가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려고 해도 폐쇄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습니다. 국민들의 눈 그다음에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 언론 통제가 과거처럼 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 구기연 : 그래서 실제로 2019년도에 유가 상승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가 또 있었을 때는 한 일주일 가량 위성 방송 그리고 모든 국내외 전화 그리고 인터넷이 아예 끊겼습니다. 그때 1,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 신장식 : 이란조차도 통제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더하죠. 언론을 권력이 통제하려고 하는 건 우리나라 같은 나라에서는 더군다나 어렵다는 점, 누군가는 좀 명심해서 들어 주셨으면 좋겠고요. 자,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여성에 대해서 일상적인 인권 침해나 탄압 내지는 이런 게 이슬람 혁명 이후에 이란 소위 호메이니옹 이때부터 시작된, 지금 대통령도 말하자면 원리주의자잖아요. 성직자 출신. 

▷ 구기연 : 그렇습니다. 

▶ 신장식 : 율법학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던데. 

▷ 구기연 : 맞습니다. 

▶ 신장식 : 그런데 여성 한 분의 사망이 이 정도로 대규모 시위로 번진 데는 ‘여성 인권이 중요해’라는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은 다른 이유들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다른 이유들이 있나요? 

▷ 구기연 : 처음에 여성들이 분노했을 때는 또 한국의 강남역 살인 사건처럼 이 여성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하냐 하면 “나도 죽을 수 있었다. 나도 아미니처럼 늘 복장 단속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나도 죽을 수 있었다.”라는 분노로 시작이 됐고, 방금 어떻게 왜 한 여성의 죽음이 이렇게 들불처럼 번질 수 있을까라고 했을 때는 40년에 이슬람 혁명 이후 이슬람 공화국 체제 안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그리고 각기 다른 계층의, 계급의 사람들이 고통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40년간의 이런 분노 그리고 모든 불만, 그런 것들이 목에 찬 정도가 아니라 거의 머리끝까지 왔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 신장식 : 보통은 먹고사는 문제가 바닥에 깔리고 그다음에는 본인들의 존엄이나 이런 것들이 훼손된다고 했을 때, 장기간. 이럴 때 이런 정도의 좀 움직임, 지금 벌써 76명이 사망했을 정도인데, 이란 인권이라고 하는 데서. 아니, 근데 심지어는 국영방송에서도 40명 이상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어요. 

▷ 구기연 : 네, 그게 팩트니까요. 

▶ 신장식 : 먹고사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쌓여 있겠죠, 보통. 

▷ 구기연 : 물론입니다. 이란 사람들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나는 진짜 노멀한 삶을 원할 뿐이다. 그런데 그 노멀한 누구에게나 가질 수 있는 자유 인권이 보장되어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그런 기본적인 인권, 자유, 이런 것들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 경제적인 면은 거의 40년 동안 이란에는 저항 경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 신장식 : 저항 경제. 

▷ 구기연 : 전 지구상에서 미국이랑 이렇게 척을 두면서 버틸 수 있는 국가는 정말 이란밖에 없거든요. 이란이 40년 동안 버텨 왔지만 그리고 경제적인 상황들이 너무 좋지 않아지고 그리고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사실 이란 경제에 굉장히 큰 역할을 했죠. 큰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 신장식 : 이란 경제를, 

▷ 구기연 : 완전히 하락을 시킨 거죠.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굉장히 국제적으로 고강도의 제재 상황이 이제 들어가게 되고 그로 인해서 민생고, 중산층이 다 무너졌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무너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보면 그전에 2019년도에 발생했던 대규모 시위는 정말 유가 상승과 쿠르디스탄이라고 불리는 가장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사람들이 주로 불만을 터뜨린 거고, 이번 시위 양상의 가장 큰 특징은 정말 남녀노소, 바자르의 그런 시장 상인부터 시작해서, 

▶ 신장식 : 바자. 우리말로 바자. 

▷ 구기연 : 테헤란의 북부의 상류층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정말 자유라는 것을 위해서 이 체제를 계속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죽음을 각오하면서. 그래서 저는 사실은 이 용감한 이란 사람들에게 정말 경의의 어떤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 저라면 그렇게 총소리가 나는 거리로 뛰어들지 못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여성들 그리고 남성들 못지않게 그런 시위대 보안군 앞에서 저항하는 모습들을 보여요. 그 총 앞에서도. 그런 것을 봤을 때 정말 이란 사람들이 이 사회를 변화하고 싶은 정말 간절하고 어떤 절규에 가까운 그런 희망을 우리가 절규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장식 : 그러니까 성별, 남성들도 여성들이 시위하러 나왔는데 여기에 이제 경찰들이나 이렇게 체포하려고 하니까 남성들이 여성 시위대를 에워싸고 하는 모습들이 이란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의 시위에 동참한다? 이것도 되게 낯설게 느껴져요. 

▷ 구기연 : 최근 2014년부터 이란 내에서는 히잡 의무 반대 운동들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일어났었거든요. 그런데 그때마다 우리가 좀 주의해서 볼 것이 무슬림 남성이 무슬림 여성의 적이 아닙니다. 백래시가 있지 않아요. 백래시가 없고 이 여성들의 어떤 개혁적인 운동에 적이 되는 사람들은, 그래서 이게 남녀의 대결 구도, 젠더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이런 개혁주의, 개혁을 하려는 사람들과 보수 이슬람 전통주의자들과의 대립으로 이해를 하시면 더욱 쉬울 것 같습니다. 

▶ 신장식 : 자, 더 이야기 듣고 싶은데 시간이 제약이 돼서 마지막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될, 이란 시위에서 그럼 한국 사회는 어떤 점을 좀 주목하는 게 좋을까? 

▷ 구기연 : 저는 지금 미국이나 캐나다나 각 유럽 지역에서 여성들을 위한 그리고 이란의 혁명을 위한 정말 수많은 시민사회의 지원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 이란 시위에서 정말 경계 없는 정말 전 지구적인 어떤 연대의 모습을 한국의 시민사회에서도 좀 보여 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은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한 반항 혹은 반대가 아닙니다. 이슬람을 내세운 어떤 이데올로기 체제, 이데올로기 통제에 대한 저항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신장식 : 이슬람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이슬람을 앞세운 권위주의적인 그런 독재 국가에 대한, 그런 정부에 대한 반대다. 이게 단순히 친미 정권을 호메이니가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뜨렸다. 그래서 지금은 반미가 됐는데 이쪽은 그러면 시위하는 사람들은 그럼 또 친미냐, 이런 식의 과거의 잣대나, 


▷ 구기연 : 그런 타임이 아닙니다. 


▶ 신장식 :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는 점도 같이 봐야지 과거에 그런 냉전 시대의 잣대만을 가지고 현대의 매스무브먼트, 그러니까 대중운동이나 이런 걸 그대로 볼 수는 없습니다. 홍콩 사태도 그렇고요. 홍콩에서의 시위도 그렇고요. 친미냐, 친중이냐, 친미냐, 뭐냐, 이런 잣대로 보는 건 옛날옛날 70년대, 80년대 시기라는 말씀을 저도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구기연 교수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구기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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