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11월 [Book] 북한 토지개혁을 위한 공공토지임대론
[도서 출간] 조성찬 선생님(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의 “북한 토지개혁을 위한 공공토지임대론”이 출간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기획 / 조성찬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19-11-05 발행
ISBN 978-89-460-7180-3 93200
분야 : 정치·국제관계, 행정·지역개발, 경제·경영
▶남북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개혁적인 토지 정책 연구
토지의 소유권 문제는 통일과 관련해 매우 민감한 주제이자 남북의 통합을 가로막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자 남북 접경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이나,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특구에 시설 투자를 할 당시 가장 먼저 북측 당국과 50년의 토지사용권 계약을 맺었던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현재 북한의 토지는 도시토지의 경우 국가 소유이며 농촌토지의 경우 협동농장 소유다. 즉, 공유(公有) 아니면 공유(共有)다. 이 책은 북한은 토지공유제, 남한은 토지사유제로 토지제도가 서로 다른 현실에서 남과 북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토지제도로 공공토지임대제를 제안한다. 공공토지임대제란 토지에 대해 공공 소유는 유지하되 개인 사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토지소유권’ 대신 ‘토지사용권’을 개인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이 책은 공공토지임대제를 통일 과정에 적용하는 과도기적 방식으로 인식하던 기존 연구와 달리, 중국이나 북한처럼 토지를 국유로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토지사용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토지개혁 모델로 공공토지임대제를 다룬다.
▶공공토지임대제를 실시하는 주요 국가의 성공 및 실패 사례 보고
이 책의 1부에서는 토지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재해석한다. 2부에서는 공공토지임대제가 이론적으로 타당한지 검토하고 공공토지임대제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이론 체계를 제시한다. 3부에서는 주요국의 공공토지임대제 추진 경험을 살펴본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거품 붕괴 등을 심하게 겪고 있는 중국, 중국처럼 실질적인 사유화 경향으로 흐르는 홍콩, 나름 성공적으로 공공토지임대제를 운영하고 있는 싱가포르,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핀란드, 토지사용료 납부 방식이 변경되어 제도가 후퇴한 호주 등 여러 국가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제시한다. 4부에서는 북한의 경제특구와 일반 도시에 적용할 수 있는 공공토지임대제 모델을 제안한다.
공공토지임대제를 실행하는 나라는 다수 있지만 모든 나라에서 공공토지임대제가 성공적으로 운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토지임대제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 가능한 토지사용료 체계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토지사용료 납부 방식은 토지에 대한 사용료를 일시불로 납부하는 출양제(出讓制)와 매년 납부하는 연조제(年租制)로 나뉘는데, 저자는 토지사용료를 납부하는 형태에 따라 공공토지임대제의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고 강조한다. 출양제의 경우 토지사용료를 제대로 환수하기 어려워 지대추구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후세대가 누려야 할 토지사용료 수입을 현 세대가 독점해 세대 간 평등한 토지권도 훼손된다. 이에 저자는 토지사용료를 매년 환수하는 연조제를 바람직한 방식으로 제안한다.
▶경제체제 전환을 시도하는 북한에 적합한 토지제도 제안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후 토지소유와 관련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탓에 구조적 불평등을 겪었고 오늘날까지도 남과 북에서는 토지독점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남과 북이 토지제도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체제로 전환해야만 통일을 향한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분석한다. 토지문제를 해결해야만 어느 일방의 폭력에 의한 강압적인 평화가 아닌 새로운 차원의 평화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저자는 통일방안에 대한 관점도 제시하는데, 북한이 외부 변수에 좌우되지 않으면서 경제주권을 행사하고 자체 실정에 맞는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데 보호막이 되는 가장 적합한 통일방안으로 연방제를 제시한다. 북한이 스스로 발전을 이루어내고 남과 북이 보다 대등한 관계로 경제협력하기 위해서는 공공토지임대제와 연방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 책의 결론은 항구적 평화체제를 추진하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