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S 우수 학술도서상 소개
ICAS 우수 학술도서상(IBP)은 아시아 연구분야의 뛰어난 도서와 논문에 수여되며, 전통적인 지리적 또는 분과 학문적 구분 보다 광범위한 학제적 기반(사회과학 및 인문학) 위에서 조직됩니다.
- ICAS 우수 학술도서상은 2005년 50권의 도서와 5편의 박사학위논문으로 시작하여, 2021년에는 700여권의 도서와 170편의 박사학위 논문 및 98편의 연구논문을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학에서의 대표적 학술도서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 ICAS 우수 학술도서상은 ICAS의 탈 중심적 접근을 반영하여,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로 출간된 학술도서들에 대해서도 시상해오고 있습니다.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소개
-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의 주관 및 후원 기관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입니다.
-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https://snuac.snu.ac.kr)는 지역과 주제를 결합한 아시아연구의 세계 허브가 된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2009년 2월에 출범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는 아시아 5개권역과 전문 주제에 대한 연구를 통합적으로 진행하며, 국제교류, 인재개발, 자료축적을 전지구적 차원에서 수행하는 종합형 연구소입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는 2017년부터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의 주관 및 후원기관으로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의 사무국장은 김종철이며 사무국장 대리는 김솔입니다 (snuac_exch@snu.ac.kr)
- ICAS 우수 학술도서상은 ICAS 사무국에서 관장하며, ICAS 우수 학술도서상 전체의 사무국장은 ICAS사무국장인 Martina Van den Haak입니다. 사무국장 대리는 Wai Cheung입니다 (ibp@iias.nl)
-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심사위원회는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합의된 일련의 원칙을 준수할 것이고,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최종적이며 번복될 수 없습니다.
담당자 연락처
08826, 서울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101동 305호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사무국
snuac_exch@snu.ac.kr
https://snuac.snu.ac.kr/2023ibp
+82-2-880-2096
민보미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대리)
김종철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사무국장)
2023년 ICAS 한국어 우수 학술 도서상 규정
1. 2023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심사 도서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2월 1일까지 IBP 웹사이트(www.icas.asia)를 통해 제출되어야 합니다.
2. 심사 도서는 인문학과 사회과학 영역의 아시아 관련 학술도서입니다.
3. 심사 도서는 한국어로 출판되어야 합니다.
4. 심사 도서는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 사이에 초판 출간된 도서이어야 합니다.
5. 번역서, 개정판, 참고서(reference work), 선집(anthology), 소설, 시, 여행서적, 자서전, 회고록, 소논문(pamphlet), 교과서 및 전시회 카탈로그는 심사 대상이 아닙니다.
6. 심사 도서들은 저자가 아닌 출판사가 제출해야 합니다.
7. 온라인을 통해 심사 도서 정보가 입력된 이후,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사무국은 출판사에 심사를 위한 하드카피 도서(총 6권)를 제출하는 방법에 대해 이메일로 안내드릴 것입니다. 제출된 도서들은 심사도서로 적합하지 않더라도 반환되지 않습니다.
선정과 상금
- 2023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후보 도서로 선정될 경우, 저자 및 출판사에게 직접 안내될 것이며 IIAS의 뉴스레터(www.iias.asia/the-newsletter) 와 다양한 아시아 연구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은 “아시아연구 최우수 도서” 1권을 시상할 예정이며, 최우수 도서 수상자에게는 € 2,500의 포상이 주어집니다. 포상금은 상금(€1250)과 ICAS 13에의 참가 여비 (€1250)로 구성됩니다. 최우수 도서가 공동 필자 도서일 경우 포상금은 공동 필자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될 것입니다.
ICAS 우수 학술도서상과 ICAS
- 이번부터 ICAS 우수 학술도서상 시상식과 ICAS는 서로 다른 년도에 격년으로 조직, 개최될 것입니다.
- 과거 우수 학술도서상 수상자들은 시상식에의 참여로 ICAS개최기간 다양한 학술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바뀌는 새로운 구성방식에 따라, 우수 학술도서상 수상자가 ICAS 회의에서 자신의 수상 도서를 발표하고, 수상 도서 관련 학술행사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2023 ICAS 우수 학술도서상 시상식은 2023년 9월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도서제출
- 제출 마감일: 2023년 2월 1일
-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은 인문학과 및 사회과학 분야 아시아 관련 도서 중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 사이에 한국어로 초판 출간된 학술도서를 대상으로 합니다.
- 심사 제외 도서: 번역서, 개정판, 참고서(reference work), 선집(anthology), 소설, 시, 여행서적, 자서전, 회고록, 소논문(pamphlet), 교과서 및 전시회 카탈로그는 심사 대상 도서에서 제외됩니다.
- 추천도서들은 저자가 아닌 출판사가 제출해야 합니다.
- 출판사는 책을 보내기 전에 먼저 ICAS 우수 학술도서상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추천도서의 세부사항을 입력해야 합니다.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추천도서 세부사항 등록이 확인된 경우, 각 출판사에 하드카피를 제출하는 방법에 대해 이메일로 연락드릴 것입니다.
-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제줄 주소: https://icas.asia/ko/user/login
- 출판사는 추천도서 별로 총 6권의 책을 2023년 2월까지 제출해주셔야 합니다. 6권의 책은 각 1권씩, 4명의 심사위원 및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상 사무국, 그리고 ICAS 사무국에 보내주셔야 합니다. 제출된 서적은 반환되지 않습니다.
- 심사 대상 도서 제출을 시작하시기 전에 위의 규칙과 규정을 먼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2023 ICAS 한국어 아시아연구 우수 학술도서
(저자 가나다 순)
도미엔. [붉은혈맹: 평양, 하노이 그리고 베트남전쟁].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2
Do Thanh Thao Mien 2022. Between Blood Ally and Self-Interest: Pyongyang, Hanoi and the War in Vietnam.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최우수도서
유형근.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울산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와 노동운동]. 산지니. 2022
Hyung-Geun Yoo 2022. Labor Segmentation and the Decline of Class Solidarity: The Lives and Labor Movements of Large Factory Workers in Ulsan. Busan: Sanzini.
박소정.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 컬쳐룩. 2022
Sojeong Park 2022. Mibaek: The Cultural Politics of Skin Color. Seoul: Culturelook.
허은. [냉전과 새마을: 동아시아 냉전의 연쇄와 분단국가체제]. 창비. 2022
Eun Heo 2022. The Cold War and the New Community: Successive Cold Wars in East Asia and the System of Divided Nation. Paju: Changbi Publishers.
이종구. [기업사회 일본과 노동운동의 형성: 일본적 노사관계의 사회사]. 북인더갭. 2022
Chongkoo Lee 2022. Japanese Enterprise Society and Shaping of Labor Movement: Social History of Japanese Style Labor Relations. Goyang: Bookinthegap.
2023 ICAS 한국어 아시아연구 우수 학술도서 서평
도미엔. [붉은혈맹: 평양, 하노이 그리고 베트남전쟁].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2.
Do Thanh Thao Mien. 2022. Between Blood Ally and Self-Interest: Pyongyang, Hanoi and the War in Vietnam.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탈식민(decolonization)과 냉전의 역사를 상징하는 한국과 베트남 두 곳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비극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에는 남한 뿐 아니라 북한도 깊게 연루되어 있었다. <붉은 혈맹>은 북한의 북베트남 지원이라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진 전쟁의 또 하나의 측면을 파헤친다. 이 책은 베트남 출신 연구자가 한국 대학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과 구미 학계에 더해 베트남 학계의 성과가 비로소 하나가 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자료는 물론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등에 의해 발굴된 자료에 더해, 베트남 국립자료센터(National Archive Center) 등에 소장된 베트남 정부 문서를 최초로 포괄적으로 검토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 책은 북한의 베트남전 지원의 정확한 규모와 시기적 변천에 더해, 북한과 북베트남의 외교관계 수립 및 전개, 베트남전이 남북한 관계에 미친 영향을 입체적이고 포괄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동아시아 근현대사 연구, 세계 냉전사 연구의 중요한 조각을 맞춘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과 베트남의 인연은 2019년 북미 정상 회담을 위해 중국을 가로질러 베트남을 찾은 북한 지도자의 여정에서 확인되듯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유형근.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울산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와 노동운동]. 산지니. 2022.
Hyung-Geun Yoo. 2022. Labor Segmentation and the Decline of Class Solidarity: The Lives and Labor Movements of Large Factory Workers in Ulsan. Busan: Sanzini.
울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생산직 노동자의 사례를 통해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 과정과 변형 특성을 분석한 탁월한 연구이다. 저자는 울산이라는 공간의 1980년대부터 2010년대 말까지 40여 년의 변화에 집중하면서 노동자들의 삶 공간으로서의 공장과 가족, 주거와 지역사회 등을 폭넓게 조망하여 이러한 분석에 이르고 있다. 이때 노동자는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성별, 세대, 욕망, 규범의 사회적 정체성과 분리되지 않은, 가족의 시간과 산업의 시간 모두를 경험하는 구체적 인물로 제시되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노동자 대투쟁 이후 임금 극대화와 내부적 임금 평준화 전략이라는 노조의 주요한 목표는 노동자 가족의 생활을 안정화했지만 동시에 기업 내부노동시장의 경계를 넘지 못하면서 도구적 집단주의 성향이 강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고용 불안정성이 증대된 2000년대 이후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은 ‘정규직 되기’로 수렴되면서 비정규직 노조의 조직력 쇠퇴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 악순환을 면밀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과정과 행위 성향을 사회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저자의 시도는 노동운동과 노동계급 연구의 새로운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울산 생산직 남성 노동자들의 사회적 삶과 문화가 자본의 고용 유연화 전략과 만나면서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으로 나타나는 장기간의 역동을 분석하는 수작이라고 볼 수 있다.
박소정.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 컬쳐룩. 2022.
Sojeong Park. 2022. Mibaek: The Cultural Politics of Skin Color. Seoul: Culturelook.
미백을 신체기술과 변형을 통한 정체성의 생성과 피부색 고정성의 해체 문제로 고찰한 포스트식민 문화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미백을 단순히 백인 선호나 서구 선망으로 보는 관점을 극복하면서 미백 배치라는 개념을 통해 흰 피부가 여러 인종 및 국적의 신체를 옮겨 다니면서 그것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미백이 피부의 색조를 하얗게 표백한다는 의미망을 통해 오히려 기존의 식민주의적 인종주의가 재생산되는 담론적 효과를 넘어서면서 동시에 한류 문화산업에서 미백이 식민주의적으로 재영토화되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면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특히 미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개입되는 다양한 기술과 도구, 욕망 등 사물의 연결망에 주목하면서 실천적 뷰티로서의 미백과 K뷰티의 동아시아 횡단성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장점이 있다. 미백을 미디어 문화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한 현상으로 포착하면서 젠더화되고 인종화되어 있는 미백 담론을 탈식민적 지평 위에 드러내는 탁월한 연구로, 인종주의에 대한 민감성이 유난히 결여된 한국에서 피부색 문제의 정치학을 제시하는 의의를 지닌다.
허은. [냉전과 새마을: 동아시아 냉전의 연쇄와 분단국가체제]. 창비. 2022.
Eun Heo. 2022. The Cold War and the New Community: Successive Cold Wars in East Asia and the System of Divided Nation. Paju: Changbi Publishers.
새마을 운동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으로는 농촌근대화, 부정적으로는 주민통제와 획일화일 것이다. 이 책은 이에 더해 새마을과 새마을 운동이 냉전시기 대공안보의 전략적 거점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졌음을 주장한다. 즉 새마을을 ‘개발과 안보의 결합’, ‘근대화와 반공의 공존’으로 보는 관점이며, ‘안보’와 ‘반공’이라는 요소를 증명하기 노력했다. 그 역사적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는 만주국의 경험. 만주국사 연구자들이 이미 제기해온, 박정희정권에 끼친 만주국 경험의 영향을 중시한 것이다. 둘째는 라오스, 말라야, 베트남 등 반공전략촌 건설을 추진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벤치마킹이다. 특히 베트남전에 한국군이 직접 참전한 데서 온 영향을 중시한다. 셋째는 미국의 제3세계 근대화전략과 반공전략의 수용과 그 영향이다. 폭넓은 시야와 풍부한 자료발굴, 이용으로 새마을에 대한 또 하나의 관점을 세웠다고 평가된다. 다만 만주국, 동남아시아의 경험과 비교해 한국 군부정권의 정책이 갖는 특징, 즉 한국전쟁이라는 대규모전쟁을 경험했고, 여전히 휴전상태라는 한국특유의 상황이 다른 지역의 경험과는 다른 어떤 변용을 가져왔는가에 대한 주의가 더 필요한 게 아닐까? 이렇게 해야 책의 부제에서 사용한 ‘분단국가체제’로서의 한국의 경험이 더 적절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이종구. [기업사회 일본과 노동운동의 형성: 일본적 노사관계의 사회사]. 북인더갭. 2022.
Chongkoo Lee. 2022. Japanese Enterprise Society and Shaping of Labor Movement: Social History of Japanese Style Labor Relations. Goyang: Bookinthegap.
이 책은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실증적 조사 연구와 이론적 시각의 세련화를 통해 ‘일본적 노사관계’가 성립된 사회적 조건과 형성 과정을 추적하면서 사회과학적 지역연구의 모범을 보여준 노작이다. 일본적 노사관계는 과거 유행했던 일본문화론의 핵심 테마로 많은 아류들이 양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기존의 문화적 전통의 특수성에 입각한 설명 논리를 배제하고,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인사노무관리 관행, 즉 일본의 기업별 노조의 형성 과정과 실제 기능을 중점적으로 고찰하면서, 연관된 관행과 제도의 변동을 시계열적으로 파악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사적 의의를 지닌다. 나아가 시사적인 쟁점의 파악이나 국내 현안 해결에 참고가 될 실용적인 정책 자료조사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는 한국의 지역(일본) 연구 풍토 속에서도, 우직하게 평생에 걸쳐 사회적 ‧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일본적 노사 관계의 형성과 변용이라는 주제에 대해 객관성과 균형 감각을 갖고 탐구해온 노학자의 라이프워크라는 점에서도 이 책은 한국의 지역 연구자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
Do Thanh Thao Mien. 2022. Between Blood Ally and Self-Interest: Pyongyang, Hanoi and the War in Vietnam. Seoul: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탈식민(decolonization)과 냉전의 역사를 상징하는 한국과 베트남 두 곳은 베트남 전쟁이라는 비극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에는 남한 뿐 아니라 북한도 깊게 연루되어 있었다. <붉은 혈맹>은 북한의 북베트남 지원이라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진 전쟁의 또 하나의 측면을 파헤친다. 이 책은 베트남 출신 연구자가 한국 대학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과 구미 학계에 더해 베트남 학계의 성과가 비로소 하나가 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자료는 물론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유형근.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울산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와 노동운동]. 산지니. 2022.
Hyung-Geun Yoo. 2022. Labor Segmentation and the Decline of Class Solidarity: The Lives and Labor Movements of Large Factory Workers in Ulsan. Busan: Sanzini.
울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생산직 노동자의 사례를 통해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 과정과 변형 특성을 분석한 탁월한 연구이다. 저자는 울산이라는 공간의 1980년대부터 2010년대 말까지 40여 년의 변화에 집중하면서 노동자들의 삶 공간으로서의 공장과 가족, 주거와 지역사회 등을 폭넓게 조망하여 이러한 분석에 이르고 있다. 이때 노동자는 조합원이면서 동시에 성별, 세대, 욕망, 규범의 사회적 정체성과 분리되지 않은, 가족의 시간과 산업의 시간 모두를 경험하는 구체적 인물로 제시되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노동자 대투쟁 이후 임금 극대화와 내부적 임금 평준화 전략이라는 노조의 주요한 목표는 노동자 가족의 생활을 안정화했지만 동시에 기업 내부노동시장의 경계를 넘지 못하면서 도구적 집단주의 성향이 강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고용 불안정성이 증대된 2000년대 이후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은 ‘정규직 되기’로 수렴되면서 비정규직 노조의 조직력 쇠퇴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 악순환을 면밀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과정과 행위 성향을 사회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저자의 시도는 노동운동과 노동계급 연구의 새로운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울산 생산직 남성 노동자들의 사회적 삶과 문화가 자본의 고용 유연화 전략과 만나면서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으로 나타나는 장기간의 역동을 분석하는 수작이라고 볼 수 있다.
박소정. [미백: 피부색의 문화정치]. 컬쳐룩. 2022.
Sojeong Park. 2022. Mibaek: The Cultural Politics of Skin Color. Seoul: Culturelook.
미백을 신체기술과 변형을 통한 정체성의 생성과 피부색 고정성의 해체 문제로 고찰한 포스트식민 문화연구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미백을 단순히 백인 선호나 서구 선망으로 보는 관점을 극복하면서 미백 배치라는 개념을 통해 흰 피부가 여러 인종 및 국적의 신체를 옮겨 다니면서 그것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미백이 피부의 색조를 하얗게 표백한다는 의미망을 통해 오히려 기존의 식민주의적 인종주의가 재생산되는 담론적 효과를 넘어서면서 동시에 한류 문화산업에서 미백이 식민주의적으로 재영토화되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면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특히 미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개입되는 다양한 기술과 도구, 욕망 등 사물의 연결망에 주목하면서 실천적 뷰티로서의 미백과 K뷰티의 동아시아 횡단성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장점이 있다. 미백을 미디어 문화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한 현상으로 포착하면서 젠더화되고 인종화되어 있는 미백 담론을 탈식민적 지평 위에 드러내는 탁월한 연구로, 인종주의에 대한 민감성이 유난히 결여된 한국에서 피부색 문제의 정치학을 제시하는 의의를 지닌다.
허은. [냉전과 새마을: 동아시아 냉전의 연쇄와 분단국가체제]. 창비. 2022.
Eun Heo. 2022. The Cold War and the New Community: Successive Cold Wars in East Asia and the System of Divided Nation. Paju: Changbi Publishers.
새마을 운동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으로는 농촌근대화, 부정적으로는 주민통제와 획일화일 것이다. 이 책은 이에 더해 새마을과 새마을 운동이 냉전시기 대공안보의 전략적 거점으로 기획되고 만들어졌음을 주장한다. 즉 새마을을 ‘개발과 안보의 결합’, ‘근대화와 반공의 공존’으로 보는 관점이며, ‘안보’와 ‘반공’이라는 요소를 증명하기 노력했다. 그 역사적 배경은 세 가지다. 첫째는 만주국의 경험. 만주국사 연구자들이 이미 제기해온, 박정희정권에 끼친 만주국 경험의 영향을 중시한 것이다. 둘째는 라오스, 말라야, 베트남 등 반공전략촌 건설을 추진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벤치마킹이다. 특히 베트남전에 한국군이 직접 참전한 데서 온 영향을 중시한다. 셋째는 미국의 제3세계 근대화전략과 반공전략의 수용과 그 영향이다. 폭넓은 시야와 풍부한 자료발굴, 이용으로 새마을에 대한 또 하나의 관점을 세웠다고 평가된다. 다만 만주국, 동남아시아의 경험과 비교해 한국 군부정권의 정책이 갖는 특징, 즉 한국전쟁이라는 대규모전쟁을 경험했고, 여전히 휴전상태라는 한국특유의 상황이 다른 지역의 경험과는 다른 어떤 변용을 가져왔는가에 대한 주의가 더 필요한 게 아닐까? 이렇게 해야 책의 부제에서 사용한 ‘분단국가체제’로서의 한국의 경험이 더 적절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이종구. [기업사회 일본과 노동운동의 형성: 일본적 노사관계의 사회사]. 북인더갭. 2022.
Chongkoo Lee. 2022. Japanese Enterprise Society and Shaping of Labor Movement: Social History of Japanese Style Labor Relations. Goyang: Bookinthegap.
이 책은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실증적 조사 연구와 이론적 시각의 세련화를 통해 ‘일본적 노사관계’가 성립된 사회적 조건과 형성 과정을 추적하면서 사회과학적 지역연구의 모범을 보여준 노작이다. 일본적 노사관계는 과거 유행했던 일본문화론의 핵심 테마로 많은 아류들이 양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기존의 문화적 전통의 특수성에 입각한 설명 논리를 배제하고,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인사노무관리 관행, 즉 일본의 기업별 노조의 형성 과정과 실제 기능을 중점적으로 고찰하면서, 연관된 관행과 제도의 변동을 시계열적으로 파악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사적 의의를 지닌다. 나아가 시사적인 쟁점의 파악이나 국내 현안 해결에 참고가 될 실용적인 정책 자료조사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는 한국의 지역(일본) 연구 풍토 속에서도, 우직하게 평생에 걸쳐 사회적 ‧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일본적 노사 관계의 형성과 변용이라는 주제에 대해 객관성과 균형 감각을 갖고 탐구해온 노학자의 라이프워크라는 점에서도 이 책은 한국의 지역 연구자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