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아세안 청년들의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


2019년 7월 20일 오마이뉴스 보도

아세안 청년들의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

2019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 참여 후기

한-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센터(사무총장 이혁)는 매년 한국과 아세안 청년들의 관계 형성과 교류 협력을 위해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을 주최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한-아세안 교류 협력 3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7년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이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경제, 정치, 문화적 협력을 확대해오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와 싱가포르 난양공대(Nanyang Technology University) 국제문제연구소(RSIS), 그리고 한-아세안 센터가 공동 주관했으며, 지난 7월 8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서울과 싱가폴에서 진행됐다. ‘지속가능한 스마트 시티 건설’을 주제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에서 80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한-아세안센터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세안 및 한중일 청년들은 행사의 주제인 지속가능성과 스마트시티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을 넘어 다양한 방식의 상호 교류를 통해 한-아세안 관계의 미래를 체험했다. 기자는 이 행사에 참여해 아세안 국가 청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래 내용은 이번 행사의 참가자들과 기자가 나눈 대화를 재구성한 것이다.

미얀마의 만달리(Mandaley)지역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Akar Maung(23)씨에게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역의 이른바 ‘로힝야족 학살 방관’과 관련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국제 사회의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실망감은 이해하지만,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나 역시도 그의 대응에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우리에겐 군부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즉, 군부로부터 견제를 받고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이 이번 사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미얀마의 청년들은 아직 아웅산 수치의 용기있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바루(Johor Bahru)지역에서 온 Mohammad Aidil Ali(24)씨에게 마하티르(Mahathir Mohamad) 총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올해 94세인 마하티르 총리의 나이에 대해 다른 국가에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마하티르 총리의 정치 이력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의 현대 정치사를 설명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다른 많은 국가가 경험한 극적인 ‘혁명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평화적인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으며 나는 그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여한 Akar Maung, Mohammad Aidil Ali, 그리고 기자
▲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여한 Akar Maung, Mohammad Aidil Ali, 그리고 기자
ⓒ 박준영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중인 Andrian Saputra(25)씨에게 최근 있었던 인도네시아 대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비교적 개혁적인 이미지의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기대를 갖고 있으며 그의 두 번째 임기에서도 산적한 개혁 과제들을 잘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종교 정치 세력을 중심으로 나오는 근본주의적 주장들은 우려스럽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태국 출신으로 현재는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Kittituch Orisoon(25)씨에게 최근 화제가 되었던 태국 국왕의 재혼 소식을 주제로 태국 정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최근 태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국왕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인 모습에 대한 실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군부세력의 정치 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세안 청년들, 그 중에서도 몇 명과 나눈 대화로 아세안 청년들의 생각을 일반화하여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함께 이야기 나눈 다섯 명의 다양한 생각 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생각을 요약하자면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로 상징되는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이었다.

Mohammad Aidil Ali씨의 말대로 아세안은 정치 사회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변화, 발전해왔다. 그들의 합의 정신으로 오랜 시간 다져온 아세안 공동체가 현재 경제, 정치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앞으로의 변화,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아세안 청년들이 아세안 관련 문제에 접근하는 진지한 자세, 다양성을 수용하는 포용적 자세 등을 통해 그들의 방식으로 실현시킬 자유주의적 아세안 질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한-아세안센터

행사 기간 중 이들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지났다. 민주주의 회복과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모였던 촛불 광장에서 박근혜 석방을 주장하는 천막을 보며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에 대한 노력은 아세안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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