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포괄적 회복프레임워크(ACRF)와 신남방정책플러스


이요한(한국외국어대학교)

코로나19로 인한 ASEAN 경제 타격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전대미문의 영향을 미쳤으며 아세안(ASEAN)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0년 1월 13일 태국에서 아세안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월 23일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에서 발생하였고, 1월 25일 말레이시아, 1월 30일 필리핀에서 각각 발생하였다. 이때까지는 중국(우한)이 유일한 코로나19 유입경로였으나 3월 이후 발생한 인도네시아(3월 2일), 브루나이(3월 9일), 동티모르(3월 21일), 라오스·미얀마(3월 24일)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유입되었다. 특히 해외노동자로 출국했던 동남아 노동자가 귀환하던 2020년 4월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증하였다.

2021년 8월 기준으로 아세안 10개국의 확진자 수는 80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백신 현황을 살펴보면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싱가포르를 제외한 ASEAN 9개국이 도입했고, 시노팜(Sinopham)의 BIBP는 5개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필리핀), 스푸투니크(Sputunik) V는 3개국(라오스·필리핀·베트남), 화이자(Pfizer)의 BioNtech는 3개국(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 시노백(Sinovac)은 2개국(캄보디아·필리핀), 얀센(Janssen)은 2개국(필리핀·태국), 코박신(Covaxin)은 1개국(필리핀)이 도입했다.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아세안은 생산·투자·무역·유통·여행 등 경제 전반에 걸친 제한과 제약을 경험하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Asian Financial Crisis)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lobal Finance Crisis)도 아세안에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주었지만, 코로나19 위기는 생산·무역·유통·관광 등 전 경제 분야에 큰 충격과 장기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의 2020년 국가별 경제성장률은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마이너스(-) 경제성장 즉 역성장을 경험하였다. 또한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방역 비용과 피해 보상을 위한 재정정책으로 인해 2020년 ASEAN의 재정적자는 국별로 –6 ~ -8%를 기록하였다.

2020년 아세안 무역은 12.4% 감소하였고, 동남아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해외직접투자(FDI) 역시 –32.9%로 대폭 감소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ASEAN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관광분야이다. ASEAN 10개국은 모두 2020년 관광객 수가 전년(2019년) 대비 73.6%~ 86.6%까지 감소하였으며, 동년 관광 수익 역시 42.1%~82.6%까지 감소하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와 같은 수출과 관광 분야의 부진은 ASEAN의 고용 악화로 실업률이 상승하였으며, 특히 필리핀의 실업률은 19.3%로 전년 대비 5배나 높아졌다.

 

아세안 포괄적 회복프레임워크(ACRF)의 주요 내용

코로나19에 대한 아세안의 지역 차원의 대응은 발병 위협에 대한 인식의 차이와 정보 공유의 결여 등으로 인해 대단히 미흡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국가적·개별적 대응은 역부족인 상황에서 아세안의 체계적인 협력과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위해 아세안은 2020년 11월 아세안 포괄적 회복프레임워크(ACRF: ASEAN Comprehensive Recovery Framework)를 발표했다.

아세안 포괄적 회복프레임워크는 ① 보건시스템 증진(Enhancing Health System) ② 인간안보 강화(Strengthening Human Security) ③ 아세안 시장 잠재력 극대화와 경제통합 확대(Maximizing the Potential of Intra-ASEAN Market and Broader Economic Integration) ④ 포용적 디지털 전환 가속화(Accelerating Inclusive Digital Transformation) ⑤ 지속가능하고 복원력 있는 미래(Advancing Towards a More Sustainable and Resilient Future) 등의 5개 전략을 채택하였다.

아세안 포괄적 회복프레임워크는 5개의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세부적인 우선순위와 프로그램을 함께 제시하였다. 보건시스템 증진에는 6개 우선순위와 19개의 프로그램, 인간안보 강화에는 6개 우선순위와 33개의 프로그램, 아세안 시장 잠재력 극대화와 경제통합 확대에는 10개 우선순위와 51개의 프로그램, 포용적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는 11개 우선순위와 39개 프로그램, 지속가능하고 복원력 있는 미래에는 8개 우선순위, 35개 프로그램을 각각 수립하였다.

아세안 포괄적 회복프레임워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정 조달 및 동원, 조직과 거버넌스 운용, 이해관계자 참여와 협력라는 정책과제가 놓여 있다. 재정 조달 및 동원은 코로나19 통제와 예방을 위한 ASEAN 대응기금(Response Fund)을 마련하고, 의료진 보호와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정부 재정은 물론 민간 자금의 동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세안은 코로나19를 대응하기 위해 ACCWG-PHE(ASEAN Coordinating Council Working Group on Public Health Emergencies)를 아세안 지역 대응의 주무기관으로 정해 국별·부문별 조정, 보고,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2월 회의에서 코로나 기금(1,050만 달러) 조성과 코백스 모델을 통한 다자간 백신 공급을 논의하였다. 2021년 4월 개최한 ASEAN 정상회의에서는 ACRF의 이행 계획과 목표 성취, 백신 확보를 위한 ASEAN 대응 기금 활용, ASEAN 공공보건 응급센터의 조기 운영을 합의하였다.

 

신남방정책플러스한아세안 협력

한국은 코로나19 변수를 반영한 신남방정책플러스를 2020년 11월 12일 발표하였다. 신남방정책플러스는 3년간 수행해 온 기존 신남방정책의 협력을 업그레이드하고, 향후 5년간 신남방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전략이다. 신남방정책은 7대 분야 협력으로 ① 포스트 코로나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 ② 교육모델 공유·인적자원 개발 지원 ③ 한류 활용 쌍방향 문화 교류 ④ 상호 호혜적·지속가능한 무역·투자 기반 구축 ⑤ 상생형 농어촌·도시 인프라 개발지원 ⑥ 공동 번영의 미래 산업 분야 협력 ⑦ 비전통적 안보 분야 협력을 표방하고 있다.

포괄적 보건 의료 협력으로는 2025년까지 보건 의료 분야의 유무상 ODA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K-Health 국제협력기획단을 설치하여 교육·연수 및 장학 사업을 실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국은 아세안에 코로나 대응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기여했고, 한·아세안협력기금(ACF: ASEAN Cooperation Fund)을 활용한 아세안 코로나19 진단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또한 아세안 국별로 진단키트, 진단부스, 마스크 등 방역 용품 및 의료 폐기물 처리 시설을 지원했다.

한국의 교육 모델 공유 및 인적자원개발지원은 기존의 단순 상호 방문을 넘어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인적 자원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교육모델을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신남방국가 대학에 수요맞춤형 학과 및 전문대학 신설, 사이버 대학 신설 및 운영과 관련된 한국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쌍방향 문화교류 증진과 관련해서는 비대면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디지털 문화체험관을 국내 및 신남방국가 현지에 설치하기로 하였고, 한·아세안 문화유산 협력기구 등 새로운 플랫폼을 신설하기로 했다. 호혜적 무역·투자 기반구축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신남방 진출기업에 대한 무역보험 제공, 유동성 지원 강화와 해외시장 조사를 지원하기로 했고, 아세안 회원 국민의 신속 입국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생형 농어촌 및 스마트 시티 인프라 개발과 관련해서는 신남방 낙후지역의 ICT 및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스마트팜 사업 확대와 ODA 검역시설 현대화 및 농축산물 검역행정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 번영의 미래 산업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한국의 디지털 뉴딜 정책을 활용하고 한·아세안 스타업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다. 비전통안보협력에 관해서는 초국가범죄인 환경, 기후변화, 재난대응, 해양오염, 물관리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메콩 복원력을 제고하기 위해 한·메콩 생물다양성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2021년 3월 29일 자카르타 전략국제연구소에서 열린 제2차 신남방정책포럼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있어 한·아세안의 주요 협력 분야인 보건의료, 미래산업, 인프라 등을 논의하였다.

 

아세안한국의 코로나 지원 미미하다고 인식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아세안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76%가 코로나19 대유행(pandemic)을 꼽았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 가장 도움을 주는 국가로는 중국이 44.2%로 1위, 일본이 18.2%로 2위를 기록하였으며, 한국은 5.4%로 5위를 기록하였다. 한국이 신남방정책 등 전방위적 노력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을 늘려왔지만, 주요 강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존재감의 한계를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남방정책플러스가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아세안의 ACRF와의 연계성과 공유지를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은 내년(2022년) 정부의 교체를 앞두고 있어 아세안 정책의 일관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국이 미국·중국·일본과 같은 규모의 물량공세를 펼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상징성과 영향력을 남길 수 있는 시그니처 사업의 발굴이 필요하다.

학문적으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아세안 연구는 신남방정책 협력 분야, 방식, 평가와 관련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비대면 산업 가속화와 GVC의 변화와 같은 산업구조 재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역, 보건 ODA와 같은 보건 의료 협력 연구도 주요 주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소개

이요한(prolao@hanmail.net)은
한국외대 특수외국어교육진흥원 연구교수로 동남아 국제관계, 아세안 경제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으며 2021년 1학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및 다양성+아시아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외대 국제관계학과에서 동아시아 지역협력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메콩 유역(Mekong Region)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참고문헌

  • 최윤정. 2020. “코로나19 사태와 한아세안 관계의 전략적 모색,” 『정세와 정책』 7월호. 세종연구소.
  • 김희숙 외. 2020. “코로나19에 맞선 동남아의 대응: 초기 대처 과정의 잠정적 함의,” 아시아연구, 23(2), pp. 75~116.
  • ASEAN Secretariat. 2020. ASEAN Comprehensive Recovery Framework, Adopted at 37th ASEAN Summit.
  • Sebastein Miroudot. 2020. “The Reorganization of Global Value Chains in East Asia before and after COVID-19,” East Asian Economic Review, 24(4), pp. 389~416.

치앙라이, 국경시장의 리듬으로 보는 국경 도시


채현정(덕성여대)

국경도시와 리듬

국경은 상식적으로 국가 간 경계가 그어진 가로막힌 곳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국경이 어떠한 것의 경계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경계를 가로지르는 어떠한 움직임이 존재할 때에 의미를 갖는다. 국경도시는 국경에 인접한 도시만을 의미하기보다 그 존재가 국경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는, 즉 국경 때문에 존재하는 도시이다(Buursink, 2001: 8). 국경에 의존적이면서 국경을 가로지르는 움직임은 국경도시를 특징짓는 요소이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움직임을 규제하는 여러 규칙, 규칙과 제도에 의존적인 관계는 국경도시에 시간적, 공간적 리듬을 부여한다. 장소와 시간, 에너지 소비의 상호작용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리듬이 있다(르페브르 2013, 80). 국경을 여닫는 시간, 국경을 넘어 수행하는 일상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국경의 여러 시장과 연결되어 선형적이고 순환적이며 반복적인 흔적을 남기는 국경도시에는 그 나름의 리듬이 있다. 이 글에서는 태국 북부의 국경지역 치앙라이 도의 국경을 넘는 상인들의 이동, 국경 교역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과 시장 간의 연결로 리듬으로 국경도시를 살펴보고자 한다.

 

치앙라이 국경마을과 국경도시의 네트워크

태국은 서쪽으로는 미얀마, 북동쪽으로는 라오스, 동쪽으로 캄보디아, 남쪽으로 말레이시아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대륙 국가이다. 태국의 북부 치앙라이 도1)(Jangwat Chiang Rai)는 미얀마, 라오스, 태국이 국경을 접하는 골든트라이앵글이 위치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확대메콩유역(GMS: Greater Mekong Subregion)개발과 아세안경제공동체(AEC: ASEAN Economic Community)를 계기로 아세안 시장의 국경교역 물류 중심지를 꿈꾸며 국경 이동을 원활하게 하려고 치앙라이에는 미얀마, 라오스와 태국 국경을 연결하는 다리가 건설되었고 인근 도시로 이어지는 도로가 정비되고 있다.

치앙라이에 국경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인프라 건설이 집중되는 것은 치앙라이의 지경학적 위치가 아세안의 중요한 목표 시장인 중국과 인접하기 때문이다. 치앙라이를 관통하는 3번(Route 3) 도로는 GMS에서 중국과 아세안을 잇는 남북경제회랑(North-South Economic Corridor)의 일부이다. 도로는 중국 쿤밍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며 중국 국경에서 갈라져 라오스와 미얀마 영토로 진입하며 각각 R3A와 R3B로 분기한다. R3A는 라오스 훼이사이와 치앙라이 치앙콩을 통과하고, R3B는 미얀마 타찌렉과 치앙라이 매사이를 통과하여 치앙라이 시(Mueang Chiang Rai)에서 합류하여 방콕까지 이어진다.

경제회랑과 남북경제회랑(가운데 파란 선) 위의 치앙라이(좌) 치앙라이를 지나는 남북경제회랑의 지선 R3A, R3B(우)
출처: greatermekongsubregion.org

국경 개발로 얻고자 하는 것은 교역 상품의 생산지나 배송지, 상품을 판매하거나 이동하는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국경을 개발하는 것, 혹은 국경교역을 증가시키기 위해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접경지대 바깥의 변화와 개발을 동반한다. 국경도시 개발과 도시화는 메트로폴리스의 확장과는 달리, 네트워크, 이동, 연결을 통한 장소 인식, 장소 간의 관계와 사람, 기술, 정책의 개입으로 관계적으로 이루어진다(Soja, 2018). 치앙라이가 개발되고 확장되는 과정은 국경과 도시, 국경과 국경 등을 연결하고 그 연결이 개발을 여러 장소로 확산시키는 도시화의 예이다.

치앙라이는 미얀마, 라오스와 국경을 면하기에 국경마다 인접 국가와의 관계도 다르고 주요 국경검문소가 위치한 국경마을의 성격도 제각각이다. 치앙라이에서 미얀마와 면한 국경마을 매사이, 라오스와 국경을 접한 치앙콩, 라오스·미얀마와 동시에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치앙샌이 국경 이동에서 주요한 거점이다. 모두 치앙라이의 국경마을이지만 세 마을의 역사와 장소적 특징은 상이하고 이에 따라 각 마을에 구별되는 역할을 부여하여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항구도시와 관광도시(므앙 행 타 르아 래 므앙 텅티아우)로 불리는 치앙샌은 메콩강을 이용해 교역품이 라오스와 중국으로 수출되는 관문이다. 교역 도시(므앙 행 깐카)인 매사이는 태국산 제품이 미얀마로 수출되는 양이 두 번째로 많은 국경지역이다. 상품교환 및 물류 도시(므앙 순끌랑깐쁠리안타이 래 끄라짜이신카)인 치앙콩은 태국에서 중국까지 연결되는 육로 교통에서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입에서 세 국경마을이 각기 다른 역할과 중요성을 지니기 때문에 치앙라이 국경 개발은 어느 한 장소에 집중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국경마을과 므앙 치앙라이를 어떻게 차별화하고 이들 지역과 치앙라이 외부의 지역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결할 것인가가 국경도시 개발 계획의 주요한 내용이자 방향이다. 국경교역은 국경도시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국경은 국경으로 이동하고 통과하고 가로지르는 움직임 속에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경도시는 중심화되고 확장되는 도시화의 방향을 따르기보다 여러 국경과 국경 외부의 다른 장소와의 네트워크 속에서 상호보완적이고 관계적으로 성장한다.

치앙콩의 제 4 타이-라오 우정의 다리
© 채현정

 

매사이 국경시장
© 채현정

 

치앙생 항구
© 채현정

 

국경도시의 시공간적 리듬

국경도시가 국경마을과 다른 도시와의 관계 속에 있다는 것은 도시에서 나타나는 삶 속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국경교역의 거점이 되는 국경시장들의 연결관계, 그리고 그 시장들을 연결하는 상인들의 거래 모습은 국경도시의 특정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시장의 상점은 국경교역 상인들의 교환장소이자 이동경로이다. 이 공간들은 상인들이 국경교역을 위해 국경을 넘고 이동하는 시간과 맞물려 연결되어 있다. 상인의 이동궤적은 그들이 지나가는 공간에 시간대별로 리듬감있는 활력을 불어넣는다. 국경의 시간, 상인의 이동경로와 시간, 시장의 시간은 하나로 이어져 있으며, 이 흐름이 곧 국경도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상인들의 이동 궤적과 시공간적 리듬을 보기 위해 매사이의 꼬사이 시장 상인의 일과를 따라가 보자. 상인들은 오전 7시에서 8시 무렵에 국경마을을 출발하여 국경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치앙라이 시내 도매시장으로 이동한다. 므앙의 도매 시장은 도 내 각지에서 몰려든 상인들로 인해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손님이 붐빈다. 상인들은 시장에 방문해 각자의 단골 가게에 들러 주문해야 하는 상품을 고르고 대금을 지급하며 바쁘게 일을 본다. 시장에 머무는 시간은 30분 남짓이지만, 시내에 있는 여러 곳의 청과물 도매시장과 프랜차이즈형 도매 유통점을 차례차례 들르다 보면 정오가 가까워진다. 구입한 짐을 픽업 트럭에 차곡차곡 싣고 다시 국경으로 향해 도착하면 3시가 다 된다. 늦은 점심을 먹고 국경시장에 장을 펼치기 시작한다. 오후 3시부터 준비된 국경의 시장은 4시가 되면 완전히 문을 연 느낌이다. 국경을 넘어온 외국인(미얀마) 상인과 고객들이 국경 시장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고, 그들이 주문한 물건을 국경 검문소까지 실어다 주는 손수레(리어카)와 오토바이가 바쁘게 움직인다. 사람들은 국경이 닫히는 저녁 6시 전에 물건을 가지고 돌아가기 위해 구매를 서두르고 6시가 넘어가면 시장은 서서히 열기를 식히며 파장으로 들어선다.

국경시장을 여는 시공간적 궤적, 그리고 국경상인의 이동경로와 시간
ⓒDiverse+asia

 

므앙 치앙라이 딸랏솟테사반의 오전 풍경
© 채현정

 

태국인과 미얀마인이 뒤섞여 장을 보고 있는 매사이 꼬사이 시장의 저녁 풍경
© 채현정

리듬은 질적으로 구별되는 차별적인 시간들, 반복과 단절, 재시작을 내포한다(르페브르 2013, 211). 시장에 결집하는 마주침, 상호작용, 교환의 에너지는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다른 시장에서 반복된다. 이 시간적 격차와 공간적 이동은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 물건의 현재(presence)의 리듬이자 국경도시의 현재이기도 하다.

 

국경도시의 소비공간과 외국인

시장의 리듬은 치앙라이의 시장과 태국 내 상인들의 이동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오스, 미얀마의 상인들과 주민들은 태국으로 국경을 건너와 쇼핑을 하거나 시장에서 판매할 물건을 구매해 간다. 라오스와 미얀마의 생필품은 대부분 태국에서 수출되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는 수요라고 할 수 있는 라오스와 미얀마의 소비자를 주목한 대형 유통점의 진출이 치앙라이에 눈에 띄게 증가했다. 치앙라이 국경도시 개발은 태국 정부와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개발 기구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면서 개발 대부분이 사회기반 시설에 집중되어 있고 그 외의 개발은 민간의 자본이나 개인의 투자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가 주도하는 도로 건설 이후에는 민간 영역의 투자가 유입되어 도시의 경관이 변화되는, 기업, 도시 중산층이 개발을 주도하는 도시계획의 민영화(Shatkin, 2008)2)의 특징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경교역을 강조하는 만큼 국경은 자본의 경쟁이 심화되는 공간으로 변화한다. 치앙라이가 국경교역의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2008년에 태국의 세계적인 식품 그룹인 CP의 그룹 계열사인 센트럴 백화점이 치앙라이에 입점했다. 이 백화점은 주로 수도인 방콕과 그 주변의 대도시에 입점하여 있으나 태국 전역으로 지점을 확장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방콕 이외의 도시에 백화점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2010년 이후에는 국경의 시장성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우돈타니, 매솟 등과 같은 태국의 여러 국경도시에 진출했다. 테스코 로터스, 매크로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유통점이 치앙라이 도시에 생기고 점차 국경마을로까지 확장되면서 치앙라이의 지역 자본가들도 상가를 건축하고 임대하는 데 동조하며 국경개발이 부동산 붐으로 번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대형 유통점의 입점은 치앙라이 내부의 수요보다는 국경을 넘어 흘러오는 외부의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치앙라이가 국경경제의 중심지로 거듭나길 바랐지만, 국경경제특구 조성을 통해 산업을 유치하고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데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국경도시의 경제 성장과는 무관하게 국경으로 유입되는 외부의 수요가 국경을 시장화하는 데 기여했다. 매사이 국경의 매크로와 치앙콩의 테스코 로터스에 가면, 미얀마와 라오스 주민이 임시국경증으로 당일 입국하여 대량으로 소비재를 구매하고 가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국경에 유입된 대형 유통점은 치앙라이 주민의 소비력보다는 국경을 넘어오는 라오스, 미얀마 주민의 수요와 그들이 대행하는 라오스, 미얀마의 소비 시장 성장에 더 주목했다. 유통 대기업의 유입으로 국경교역에 종사하는 상인과 국경시장은 생존을 위해 또 다른 과제를 안은 셈이다. 특히, 대형 유통점의 현대화된 공간적 특징을 고려하자면, 동남아에서의 몰링(Malling)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몰은 단순한 경제행위가 아닌 사교와 여가의 공간이며,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이자, 광장이나 시장이 행하는 공공장소의 역할을 대체하는 공간이다(정법모, 2017). 대형 유통점을 이용하는 것은 특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함이기보다는 현대식 건물의 공간적 특징, 다양한 상점을 둘러보는 즐거움, 재래시장에서 맛볼 수 없는 경험을 누리기 위한 유희적 차원의 소비행태를 포함한다. 라오스, 미얀마 주민에게 치앙라이 국경의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이 매력을 제공하면서 외국인 소비자의 유동은 유통 흐름과는 또 다른 패턴으로 국경도시에 리듬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봉쇄와 국경도시의 경색

국경도시는 이동과 연결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관계적이다. 국경으로 매개된 다른 장소의 정치경제적 변화는 국경도시의 일상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봉쇄와 단절은 우리의 삶이 어떠한 장소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역으로 강렬하게 실감하게 한다.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미얀마의 많은 노동자가 귀국하여 태국의 저임금 일자리의 인력난이 우려되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국경 교역의 차원에서만 집중하자면,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한 태국의 강경한 태도로 교역 차량의 통관 횟수를 일방적으로 제한하고 부분적으로 국경을 봉쇄하는 일이 발생했다(Bharat 20/10/22). 그런가 하면, 2021년 2월에는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으로 탄압과 폭력 속에 일상이 마비된 양곤의 상황에 저항하며 태국-미얀마 국경시장 타찌렉에도 시위가 벌어지면서 국경이 봉쇄되기도 했다. 2주 동안 국경 인접한 사이 강 다리 근처에서 시위가 지속되면서 미얀마 측 국경이 닫혔고, 그 결과 미얀마의 농산물을 운반하는 태국 차량과 태국인 70여 명이 국경에서 발이 묶였다(The Bangkok Post 21/2/21). 미얀마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은 국경이 급작스럽게 봉쇄하고 국경교역에 차질이 빚었다. 그리고 이것은 치앙라이 국경도시의 리듬에도 큰 파급 효과를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도시의 양면적 리듬 : 치앙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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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간 움직임을 가로막는 여러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조건들은 국경도시의 일상적 흐름과 에너지를 경색시키거나 다른 리듬을 만들어내는 힘으로 작용한다.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정치, 경제적 연결과 그에 따른 위기는 국경을 위태롭게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리듬과 생명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국경도시는 국가의 경계 지역에 있는 요새와도 같이 상상될 수 있지만, 국경도시의 경제적, 사회적 생태계는 오히려 국경을 가로지르는 흐름으로 형성되고 유지된다. 변방의 일종인 국경도시는 ‘운동이 안정이자 흐름이 생명(이상국 2020: 294)’인 공간이며, 그 리듬을 통해 국경을 둘러싼 다양한 장소, 경제적 관계, 사회적 차이, 정치적 연대와 차별을 바라보게 하는 ‘틈새’라는 점을 치앙라이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소개

채현정(hchae0405@duksung.ac.kr)은
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 전공 조교수로, 태국 북부 국경지역 치앙라이의 국경상인을 대상으로 민족지 연구를 수행하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대학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로 아세안 시장과 국경 정책의 변화, 국경 이동의 제도적 변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국경의 다중성 개념을 통해 본 아세안지역경제협력의 국경자유화 정책”, “태국 철도 건설 역사를 통해 본 인프라 건설의 정치적 동학”, “개발, 일상적 이동, 비즈니스 연대를 통해 본 국경도시 치앙라이의 관계적 도시화” 등의 논문을 출판하였다.

 


1) 치앙라이라는 명칭은 도(Province=Jangwat)의 이름이기도 하고, 치앙라이 도의 도청소재지인 치앙라이 시(Mueang=Municipality)의 이름으로도 사용된다. 이 글에서 두 명칭을 구분하기 위해 치앙라이는 지역 전체를 의미할 때 사용하고, 도청소재 도시인 치앙라이를 의미할 때는 므앙 치앙라이로 표기한다.

2) Shatkin(2008)은 아시아의 도시화에서 “행위자가 중심이 된 분석(actor-centered analysis)”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마닐라의 도시화와 개발을 추진하는 데 있어 “민간영역”의 역할에 주목하였다. 그는 지방 및 중앙 정부, 민간 개발자, 도시 소비 계층, 외국 계획가나 건축가들이 도시를 구성하는 ‘민간 행위자’라고 제시하며, 이들의 참여와 행위를 관찰함으로써 마닐라를 기획하는 “도시계획의 민영화(privatization of planning)”의 특징을 포착할 수 있다고 보았다. “도시계획의 민영화”는 도시 발전과 계획이 정부의 계획에 의해서 진행되기보다는 다양한 민간 참여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획된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는 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계획을 추진할 만한 권력이나 예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아 민간영역에 의존하면서 개발자와 공조할 때 나타난다.

 


참고문헌

  • 르페브르, 앙리. 정기헌 옮김. 2013. 『리듬분석: 공간, 시간, 그리고 도시의 일상생활』. 서울: 갈무리
  • 이상국. 2020. “변경에서 꽃이 피다: 틈새에서 바라보는 동남아.” 오명석 외. 『인류학자들, 동남아를 말하다』. 247-298. 서울: 눌민.
  • 정법모. 2017. “쇼핑몰에서 공공공간으로: 자카르타의 몰링 현상을 중심으로.” 오명석, 유창조 엮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소비문화: 맛과 멋, 공간, 그리고 할랄』. pp, 207-238. 과천: 진인진.
  • Bharat, Shag Suraj. 2020. “Border Trade Authorities Wary of Myanmar’s COVID-19 Second Wave.” The Diplomat. (October 22).
  • The Bangkok Post. 2021. “Troubled in Tachileik Stymies Border Trade.” (Februray 21).
    Buursink, Jan. 2001. “The Binational Reality of Border-Crossing Cities.” GeoJournal, 54(1), 7-19.
  • Soja, Edwardm W.. 2018. “Regional Urbanization and the End of the Metropolis Era.” My Los Angeles: Urban Restructuring to Regional Urbanization,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94-218.
  • Shatkin, Gavin. 2008. “The City and the Bottom Line: Urban Megaprojects and the Provatization of Planning in Southeast Asia.” Environment and Planning A, 40, 383-401.

베트남의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경제, 정치, 문화, 보건의료적 차원의 이해


백용훈(단국대학교)

베트남 코로나19 감염 상황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에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에서 확진자 수가 현저히 적은 수준으로 발표되자 많은 사람은 베트남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년이 훨씬 지난 현재 통계치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베트남 보건부의 코로나19 호흡기 감염병에 관한 웹사이트(TRANG TIN VỀ DỊCH BỆNH VIÊM ĐƯỜNG HÔ HẤP CẤP COVID-19)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례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었는가에 대한 정보가 일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필자가 확진 사례별로 감염 경로를 추적해본 결과 추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가 공개되고 있었다.

동남아 주요국 코로나 발생현황(2021.4.12. 기준)
출처: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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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오전 기준 베트남에서 확인된 누적 확진자 수는 총 2,668명이다. 이 가운데 2,429명(91.0%)이 회복했고 204명(7.7%)이 치료 중이다. 누적 사망자 수는 35명(1.3%)이다. 보건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1일까지 총 2,603명의 누적 확진자 가운데 해외 입국으로 인한 감염 사례를 제외한 국내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는 1,603명(약 61.6%)이고, 변이바이러스 유입으로 인해 감염 환자가 폭증한 지난 1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신규 확진 사례는 910명(총 누적 확진자 수의 35%)이다(베트남 보건부 홈페이지).

 

베트남 코로나19 발생 추이와 경제 동향

2020년과 2021년 1분기 동안 누적확진자 수 추이와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아래 그림에서 잘 드러난다. 노랑색 화살표 지점은 지역사회 감염 발생 시기이고, 빨강색 네모 박스에 해당하는 구간은 감염 사례가 없던 시기에 해당한다. 누적 확진자 수 그래프를 단순하게 살펴보면 완만하게 서서히 증가하는 시기와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그리고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기의 구간이 짧다. 베트남의 코로나19 발생과 대응의 특징은 감염이 발생한 시기에 초기 대응이 적절하게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각 시기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통제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빨강색 구간, 즉 지역사회 감염이 없었던 시기에 확진자 수가 서서히 증가한 이유는 해외 유입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 확산된 감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베트남의 코로나19 사태는 크게 네 차례의 시기로 구분 가능하다. 2020년 1월 23일 중국으로부터 바이러스 유입 시기, 3월 6일 유럽으로부터 바이러스 유입과 3월 20일 하노이 바익마이(Bach Mai) 대형병원 및 호치민시 부다바(Buddha Bar) 관련 사례 시기, 7월 25일 다낭시(Danang City)에서 발생하여 인근 지역으로 확산된 후 전국으로 확대된 시기, 그리고 2021년 1월 27일 영국발 변이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인한 시기다. 베트남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가장 급격하게 그리고 장기간 지속된 시기는 변이바이러스가 유입된 2021년 1월 27일 이후부터다. 당시 일일 최다 확진자 수는 91명까지 증가하면서 지난 7월 말에 다낭발 감염 확산 시기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의 규모인 55명을 능가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50명으로 유지되다가 2월 17일부터 발표되는 집계에서 20명 이하로 내려가면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누적확진자 수 추이와 분기별 경제성장률
출처: Our World in Data, 베트남 통계청 자료를 기반으로 필자 작성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입어 2020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1986년 도이머이(Đổi Mới) 이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인 2.91%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주요 경제 기구와 금융 기관들은 베트남이 2021년에 가장 강력하고 빠른 경제 회복을 보여줄 수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베트남 정부 6.0~6.5%, 세계은행(WB) 6.8%, 국제통화기금(ÌM) 6.5%, 아시아개발은행(ADB) 6.1%다.

수상 등 국가지도부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방역 조치를 통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기에 진압하여 국내에서는 사회경제적 혼란이 줄었고 기업의 생산 활동이 중단되지 않았으며 전국적 규모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역시 일시적으로 시행되는 등 내수 소비가 순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아래 그림에서 분기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1분기는 3.68%로 선방했지만 2분기에 0.39%로 최저성장률을 기록했고,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2.69%와 4.48%로 증가세를 보여주면서 2분기의 부진을 만회했다. 3분기 이후 성장률은 교역과 투자에서 얻은 이익이 작용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입었지만 이를 최소화했고 특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2021년 1분기 성장률 역시 작년 대비 4.48% 증가했고 전년 같은 기간의 3.68%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2019년 1분기 성장률 6.79%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규율 메커니즘의 선순환대응 체계시기지도자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발병 사례를 확인한 후 베트남 총리는 2020년 1월 말에 곧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감염병 예방 및 통제를 위한 국가지도위원회를 구성했다. 국가지도위원회는 각 부처, 즉 보건부, 재정부, 정보통신부, 외교부, 국방부, 공안부와 주요 언론 VTV(Vietnam Television), VOV(Voice of Vietnam), VNA(Vietnam News Agency) 등 기관의 차관과 부대표로 구성되었다. 상임 기관은 보건부이고 위원장은 부총리다. 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에 따라 관련 정책이 정부의 모든 부처를 통해 일괄적으로 시행되는 구조를 가진다. 그리고 각 지방의 띵(tỉnh, province), 후옌(huyện, district), 싸(xã, commune)급 지도위원회 역시 같은 체계를 따른다.

이러한 체계 아래 영향력 있는 정치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응팀은 위기를 재빨리 인식했고 신종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엄격한 전략을 실행했다. 지도위원회에 포함된 베트남에서 대표적인 언론사는 질병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사람들이 자신과 주변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방법을 알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과학 저널리즘은 대중 및 글로벌 연구 커뮤니티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체계는 2007년 제정된 전염병 방지 및 예방법(03/2007/QH12, Luật Phòng, chống bệnh truyền nhiễm) 제 46조의 전염병 방역지도위원회 설립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 규정은 전염병이 발표되는 즉시 방역지도위원회가 설립되어야 하며 총리는 자신 혹은 부총리 중 한 명 혹은 보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국가지도위원회는 4개의 분과별 소위원회, 즉 관리 감독(모니터링) 소위원회, 치료 소위원회, 커뮤니케이션 소위원회, 그리고 보급(지원) 소위원회로 더욱 구체화하였다.

베트남의 지도자와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였고, 바이러스 상황을 ‘전쟁으로’ 바이러스를 ‘적’으로 규정하는 등 방역에 가장 집중했다. 베트남 정부는 국민이 서로 단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 국민은 감염병의 경험과 전쟁에 준하는 위기 상황을 의식화했고, 국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규율이 국민에게 받아들여져 실천하도록 만드는 규율의 내면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즉, 베트남에서는 국가와 국민이 일치된 견해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포괄적인 접촉추적, 진단검사, 그리고 격리 및 봉쇄 조치가 진행됐다. 결국 베트남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다.

 

베트남인들의 코로나19 대응 양상과 실천에서 드러나는 문화적 특성
베트남인의 문화적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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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양상과 실천에서 드러나는 베트남 사람들의 문화적 특성은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노력과 희생, 체면(face-saving, thể diện), 이웃과의 조화 유지 등이다. 베트남은 유교문화의 공동체 지향을 실천한다. 베트남에는 왕의 법도도 마을의 관습을 이기지 못한다(phép vua thua lệ làng)라는 속담이 있다. 즉, 사람들은 그들과 가까운 공동체의 규범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웃의 규칙을 어기는 것을 꺼리고 코로나19 격리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의 규칙을 이행해야 할 때 해당 구성원들은 잘 따르려고 노력한다. 만약 그러한 규칙을 위반하는 경우 부드러운 알림에서부터 경고, 그리고 이웃 주민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보고하는 등 다양한 채널로 알려지게 된다.다음으로 체면(thể diện) 역시 베트남 문화에서 큰 역할을 한다. 베트남 사회에서 체면을 잃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명성과 존경을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19 시기에 법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 중 하나는 TV, 지역 신문, 라디오 등의 언론 매체에 이름과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추가 처벌을 받기 위해 직장이나 학교에 보고되는 예도 있었다. 따라서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개적인 수치심을 피하려고 노력했고, 이 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은 영웅으로 칭찬을 받았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이웃과의 조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람들은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신뢰한다. 멀리 사는 형제도 옆집 이웃만큼 당신을 도울 수 없다(Bán anh em xa mua láng giềng gần) 혹은 어두울 때 이웃이 서로 함께한다(Hàng xóm tối lửa tắt đèn có nhau)라는 속담이 있다. 즉, 베트남 사람들은 가까운 지역 사회에 의존한다는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사람들은 가족에게 큰 중요성을 부여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보다는 가족을 우선시하고, 사회 전체의 조화는 각 가정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순종, 절제, 그리고 자기 억제는 매우 중요한 가치에 해당한다.

이상의 문화적 가치와 특성들은 구체적인 사례 연구와 인터뷰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한 연구에서는 베트남 사람들이 전쟁과 자연재해를 통해 여러 세대의 예기치 못한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자신과 지역사회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히 대응하고 용기를 가지고 행동한다는 점을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Phan Thuong, 2020).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상적인 시기에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대부분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던 외향적인 도시, 하노이에서 사람들은 정부의 지시를 신속하게 따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두려움(fear)이라고 설명한다. 병원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관계망(social network)을 통한 소문과 차별적 인식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Nguyen Cong Thao, 2020).

15일 격리 후 해제가 되는 날 국기를 들고 바이러스를 이겨냈다는 성취감을 표현하는 모습(하이즈엉(Hai Duong)시 한 거리)
출처: 보건부 언론기관(Sức khỏe và Đời sống)

 

2020년 4월 1일부터 전국적 규모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시했을 때 하노이시 호안끼엠 호수 인근 거리 풍경
출처: 인민군대 신문(https://www.qdnd.vn/)

 

보건의료적 차원의 이해보건의료 수준진단검사접촉 추적 방식

베트남 인구는 약 1억 명이고 중저소득국가에 속한다(lower middle-income country)에 속한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보편적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국가이며, 지수는 약 64.3%다. 국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법률을 통과시켰지만 모든 시민들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공적 부문과 사적 부문의 혼합적 건강보험 형태와 재정 부문의 불투명으로 인해 질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이전 완전한 공공서비스체계(Fully public services system)에서 공공-민간 혼합공급체계(A Mixed public-private provider system)로 전환했는데, 민간 의료공급 확대에 따라 공공의료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의 GDP대비 보건지출 비율은 7.07%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경제 수준과 보건지출 그리고 인구 당 보건의료 수준에 대한 지표는 아래 표에 정리하였다.

베트남의 경제 및 보건의료 수준

경제 수준
(각 단위)
보건지출비율
(%)
인구 1만 명 당
보건의료 수준(명)
GDP(2019, million$) GDP 성장률(%, 2019) 1인당GDP ($, 2019) 인구 (명, 2019) GDP대비 정부
총지출
대비
의사수
(조사년도)
간호사수
(조사년도)
병상수
(조사년도)
261.9 7.02 2,715 96,4362,106 7.07 14.22 8.20
(2016)
14.32
(2016)
25.60
(2014)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WB) 제공 데이터, 김희숙 외 2020 종합.

베트남은 경제 수준과 제한적인 의료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 체계를 가동하는 데 집중했다.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3천 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야전 의료시설을 신속히 확보했고 군의학연구소와 민간기업이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는 등 기술적 역량을 발휘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진단 및 역학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특징 중 하나는 확진 사례에 대한 검사 수가 세계의 다른 어떤 국가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Our World in Data 홈페이지). 즉, 확진자를 중심으로 접촉자를 추적하는 진단검사를 상당히 포괄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심되는 사례를 검사하고 재검사했으며 여러 번 음성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점차 격리 대상에서 해제되었다.

포괄적이고 반복적인 진단검사가 가능했던 이유는 첫째, 진단검사를 위한 키트가 충분히 공급되었고 둘째, 전국에서 진단검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2020년 1월 말에 과학기술부(the Ministry of Science and Technology)는 진단검사 개발을 장려하기 위하여 바이러스 학자들과 회의를 주최했다. 2월 초부터 베트남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은 기관들은 국방부(the Ministry of Defense)와 국립위생역학연구소(the National Institute of Hygiene and Epidemiology)가 검증한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이후 비엣아(Viet A)와 타이즈엉(Thai Duong)과 같은 민간기업 역시 진단 키트를 제조했다. 비엣아 기업은 베트남 국영 군사의과대학 연구원들과 함께 진단검사 키트를 설계했고 정부는 이 키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에 라이센스 권한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사오타이즈엉(Sao Thai Duong)과 메디콘(Medicon) 등의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항원을 찾을 수 있는 빠른 검사 키트를 시급히 연구한 바 있다.

동남아 주요국 경제성장률(%)
출처: Asian Development Outlook Data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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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베트남은 증상이 나타나는 가의 여부가 아니라 감염의 역학적 위험도(확인된 사례와 접촉했거나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국가로 여행한 경우)를 기반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식별하고 격리했다. 사스(SARS)의 경우 증상이 시작된 후에만 감염되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식별하고 격리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이나 무증상인 경우에도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스 사태 당시의 전략은 적절하지 않았다. 즉, 사스 시기와 다른 추적과 진단 방식이 초기 단계에서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를 제한하는데 핵심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신 접종 및 개발 상황

베트남에서는 약 55,000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받았다. 3월 31일 오후 4시 기준 집계된 수치는 19개 성/시에 거주하는 총 49,743명이다. 대상 지역은 하노이, 하이즈엉, 하이퐁, 호아빙, 흥옌, 하장, 디엔비엔, 호찌밍시, 떠이닝에서 1차 접종이 먼저 시작됐고, 박닝, 다낭, 카잉호아, 자라이, 바리아붕따우, 빙즈엉, 롱안, 꽝닝, 동탑, 박장의 지역에서 그 다음으로 진행됐다. 최근 4월 7일 보건부는 코로나19 백신 2차 배포에 관한 결정(No. 1821/QD-BYT)을 발표했다. 코박스(COVAX)가 후원하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 Zeneca)의 물량 811,200개이며 10개 우선 대상(교사, 수도, 전기 서비스 공급과 같은 필수 서비스 종사자, 항공사 직원, 행정 직원 등)을 중심으로 접종이 진행된다(베트남 보건부 홈페이지)

보건부의 결정에 따르면, 국립 위생 역학 연구소는 국가 및 지역 예방 접종 프로젝트의 규정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행을 위하여 품질 검사, 보관, 그리고 백신을 지방 및 시설로 즉시 운송하기 위한 샘플 수취 및 발송 영역을 확대한다. 성시급 보건국(Sở Y tế các tỉnh, thành phố)은 각 행정 단위에서 규정에 따라 백신 접종 및 보관 그리고 각 대상에 대해 백신 접종이 즉시 이루어지도록 지도한다. 2차 백신 접종은 5월 15일 이전에 완료되도록 한다(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1차 접종일로부터 4주 이후에 2차 접종을 한다). 예방 접종 결과는 보건부(예방의학국), 위생역학연구소, 파스퇴르 연구소에 보고된다. 국방부와 공안부는 중앙 및 지방군으로 구성된 관리 당국에 따라 대상자를 위한 예방 접종을 접수받고 백신 접종을 실시한다.

한편 베트남은 자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추진 중이다. 보건부는 2021년 감염병 방역과 사회경제발전에 대한 요구를 단계적으로 충족시키고 2022년부터 충분한 백신을 보장하기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4개의 제조사가 서로 다른 기술적 접근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바비오테크(Công ty TNHH MTV vắc xin và sinh phẩm số 1, VABIOTECH)는 바큐로바이러스(Baculovirus) 세포 발현 시스템을 이용한다. IVAC(Viện Vắc xin và sinh phẩm Nha Trang)는 계절 독감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과 유사한 달걀 배아 세포 기반의 생산 기술을 사용한다. 나노젠(Công ty Cổ phần Công nghệ sinh học Dược Nanogen, Nanogen)은 2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개발하고 있다. 하나는 S-단백질 소단위제(sub-unit)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이고 다른 하나는 재조합 단백질 기술을 사용하는 VLP(바이러스 유사 입자) 기반의 백신 항원 제조 방법이다. 폴리박(Trung tâm Nghiên cứu, sản xuất vắc xin và sinh phẩm y tế, POLYVAC, 홍역 백신 제조업체)은 홍역 바이러스에 SARS-CoV-2 설정 기술을 사용한다. 각 제조업체는 임상 시험의 초기 단계를 완료하기 위해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베트남 보건부 홈페이지).

 

베트남의 코로나19 대응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2000년 이후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인구 증가와 함께 이동 속도 역시 빨라졌고, 신종바이러스의 출현과 전염병 유행의 주기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2003년 발발한 사스(SARS)의 경우 베트남에서는 63명의 감염과 5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되었고 이외에도 조류독감(H5N1), 신종인플루엔자A(H1N1), 지카(Zika) 바이러스, 그리고 최근 아프리카 돼지 열병까지 경험하며 감염병에 대한 대응전략을 발전시켜왔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베트남 정부의 방역 지침과 대응이 과도하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그동안의 감염병 발생 역사적 경험을 고려해볼 때 경제 및 보건의료 수준이 제한된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치밀한 전략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베트남 성공적 방역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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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경제적 피해는 최소화했고 국가 지도부와 국민은 통합과 단결력을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주목할 수 있는 점은 국가적 규율에 전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참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방역과 관련된 규율을 전쟁의 수사 등 적절한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내면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국가 규율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베트남의 사례는 엄격한 수준의 폐쇄와 통제, 격리, 진단 테스트가 방역에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단순히 국가의 방역 역량 강화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국가 지도자의 메시지를 국민이 받아들이는 내면화와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은 국가의 동원자원과 역량, 그리고 사회적 맥락의 차이로 인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반응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서는 국가 규율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 결국 어떠한 규율을 강하게 제시하는가가 아니라 규율을 어떻게 작동시켰는가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저자소개

백용훈(beakyh@hanmail.net)
단국대학교 아시아중동학부 베트남학전공 조교수이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베트남 복지혼합과 농촌 지역사회의 의료서비스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주로 베트남을 사례로 비교사회학, 사회자본(social capital), 보건복지 관련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2020 리뷰, 베트남 코로나19 대응, 생명보험시장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출판하였다. 현재 보건복지체계와 보편적건강보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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