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불교철학사에서 의식의 현현과 의식에 드러나는 대상의 이미지가 어떤 관계인지에 관한 논의는 다양한 교학적 쟁점을 아우른다. 그 가운데 후기 유식전통은 진리의 보편적 성품을 의미하는 법신(Dharmakāya, 法身)과 오랜 수행의 결과로서 획득된 보신(Sambhogakāya, 報身)이 어떠한 관계로 규정 되어야 하는가를 두고 뚜렷하게 대별되는 두 가지 입장을 노정한다. 두 입장은 의식에서 나타나는 대상의 이미지가 궁극적으로 참인지 거짓인지에 따라서 법신과 보신의 관계도 다르게 설명한다. 인식주관과 인식대상이라는 개념적 구분이 없는 의식의 현현이 법신으로 불리우며 궁극의 진리라는 점은 두 입장이 동일하다. 이와 달리 오랜 수행의 결과로서 획득된 붓다의 보신은 공덕의 특징이라는 이미지로 드러나며 중생들을 구제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 때문에 보신이 중생과 관계 맺을 때 어떠한 상태에 놓이는지를 규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발표자는 이 문제에 대한 후기 유가행파의 두 가지 입장을 볼 수 있는 즈냐나슈리미뜨라(Jñānaśrīmitra 10-11세기)의 유형상증명론(Sākārasiddhiśāstra)의 관련 개소를 강독한다. 발표자 혜융스님은 독일 함부르크대학에서 인도(불교)학을 전공하고 중앙승가대학교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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