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대 아프리카 세미나

일시: 2022년 11월 08일(화) 12:00-13:30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국제회의실(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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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8일 - 12: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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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8일 - 1: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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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국제회의실(303호)

11월 세미나

이영목 교수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아프리카 문학과 피식민자의 문화정체성

2022년에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월례 <서울대 아프리카 세미나> 시리즈의 11월 세미나에 이영목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를 초청해, <아프리카 문학과 피식민자의 문화적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자 한다.

Review

<11월 서울대 아프리카 세미나>

발표자: 이영목 (서울대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에서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이영목 교수를 모시고 2022년 11월 서울대 아프리카 세미나를 진행했다.

강연은 1956년에 출판된 페르디낭 오요노(Ferdinand Oyono)의 저서『Le vieux nègre et la médaille(늙은 흑인과 훈장)』이라는 소설에 대한 출판사의 서평을 설명한 후 이영목 교수의 개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줄거리: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였던 늙은 흑인 농부 ‘메카(므카)’는 자신의 넓은 땅을 가톨릭 백인 선교단체에 모두 기부하고, 2차 세계대전에 아들을 프랑스 병사로 입대시켜 내보냈다가 둘을 모두 잃는다. 그 대가로 프랑스 정부가 주는 훈장을 받게 되는데, 파티에 참석했다가 술에 취해 잠들었던 메카는 혼자 폭우 속을 헤매다가 훈장을 잃어버린 채 신분증도 없이 백인 거주 구역을 침범하고,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경찰서에 끌려간다. 하룻밤을 감옥에서 보낸 후, 경찰서장의 심문을 받고 신원이 확인되어 풀려난다. 소설 3부의 마지막 두 장은 그렇게 반죽음이 되어 돌아온 메카를 둘러싸고 마을 사람들과 친지들이 벌이는 의식을 보여준다. 여자들의 눈물과 탄식, 오열로 얼룩진 그 의식에서 메카를 비롯한 부족의 흑인들은 훈장의 영광 대신 반죽음을 선사한 백인들에 대한 배신감, 백인들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파괴해버렸다는 분노, 나이 든 사람의 지혜가 전혀 쓸모없어진 시대에 대한 환멸, 백인들이 주인인 세상에 대한 절망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출판사의 서평에 따르면 이 책은, 식민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모순과 부조리를 형상화했으며, 식민 지배의 억압적 폭력성과 모순에 의해 실추되어가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삶과 내면 풍경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풍자적 소설이다. 하지만 이영목 교수는 이 소설은 단순한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공간의 이분법적 활용을 통해 다각도에서 식민 구조를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첫 문단에 나오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므카는 ‘주님의 아침 인사’보다 더 일찍 일어났다. 썩고 구멍 뚫려 하늘이 보이는 야자수 잎 지붕의 구멍들 중 하나로 새어들어 보통 그의 왼쪽 콧구멍에 떨어지는 그 첫 번째 햇살 말이다…”

이영목 교수는 ‘왼쪽 콧구멍’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는데, 하느님은 콧구멍 속으로 생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는 구절이 있고, 왼쪽은 ‘불길함’을 의미하는 경향이 있다. 하필 햇빛이 왼쪽 콧구멍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마냥 좋은 결말만을 낳지 않을 것을 제시한다. 주인공 메카는 백인 선교사의 말에 따라 자신의 영토를 기부할 정도로 독실한 신자지만 심각한 수준의 알코올 중독자였으며, 술의 프랑스어 단어인 Esprit(영어 sprit)에 혼(魂)과 술(酒)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을 설명하며 이 역시도 양가성을 보여주는 장치라 설명하였다. 그 외의 공간과 경계의 활용 예시는 다음과 같다.

① 상부 언덕 위에 위치한 유럽인 구역과 하부에 위치한 오두막집들로 이루어진 피식민자의 빈곤, 허기의 공간

② 단상 위의 백인 구역과 단상 아래의 흑인 구역, 그리고 중간에서 관찰당하는 석회로 그린 중간 지대

③ 연회장은 유럽인 구역과 원주민 구역의 중간 지대에 위치해있으며, 이전 점령군의 막사라는 식민자로서의 폭력적 과거를 은폐하기 위한 장치이며, 역시 백인은 단상 위에 있고 원주민은 벤치에 앉아있어 경계로서 역할하고 있다.

④ 백인들은 신작로, 병원, 도시들을 건설하였지만, 실제 건설 노동자인 피식민자 흑인들은 이러한 인프라에 대한 애증을 갖고, 이를 이용하기보다는 기존 오솔길을 주로 이용

⑤ 기독교는 식민 지배와 복종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지만, 한편으로 일부다처제 하의 억압된 여성들을 해방시키는 긍정적 결과도 초래

⑥ 폭우로 무너진 연회장은 노아의 홍수나 요나의 고래 뱃속을 연상시키며, 수여받은 훈장은 백인-흑인을 이어주는 도구가 아닌 메카를 지켜주는 크리스토프 성자의 메달로서 기능

이러한 장치적인 부분을 언급하고, 이 작품은 단순한 식민자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일선 긍정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이중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비판·풍자 또한 보이는 작품이라 설명했다. Q&A시간에는 이러한 식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의 확산 가능성에 대해 논하고, 작가인 페르디낭 오요노가 프랑스 유수의 정치엘리트들이 다니는 국립행정학교(ENA)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할 정도로 우수한 인재기 때문에 그의 글이 모든 식민지 사람들의 관점을 대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을 인정하였다. 한편 이렇게 오랜 시간 탄압받고, 경제적 수탈을 당했던 아프리카 사람들을 상대로 단기간의 비즈니스를 위한 얄팍한 지원과 투자는 실효성이 낮으며, 피식민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한 후에야 원활한 경제적 교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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