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새로운 세대, 새로운 연결, 새로운 미래

Speakers

신범식 교수
부소장 / 중앙아시아센터장 /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채수홍 교수
소장 /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 단장 / 동남아시아센터장 /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최아영 박사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 중앙아시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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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5 - 10:00 am

End

2026-04-25 - 4:00 pm

Address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
 


Review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중앙아시아센터는 (사)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와 공동으로 2025년 4월 25일 토요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국제학술회의 「고려인: 새로운 세대, 새로운 연결, 새로운 미래」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고려인 사회의 세대 변화와 정체성, 그리고 한국 사회와의 새로운 연결 가능성을 다각도로 조망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개회식은 김선희 중앙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채예진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이사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이어 신범식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겸 중앙아시아센터장과 채수홍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이 환영사를 통해 고려인 연구의 중요성과 학술적·정책적 의미를 강조하였다.

기조강연은 통일문화연구원 라종억 이사장이 맡아 “고려인, 새로운 세대, 새로운 연결, 새로운 미래”라는 주제 아래 발표를 진행하였다. 라 이사장은 고려인 문제를 단순한 디아스포라 연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방향과 국가의 책임을 묻는 핵심 과제로 제시하였다. 그는 역사적 사례를 통해 국가가 사람을 어떻게 포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강조하며, 고려인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고려인과 한국 사회를 잇는 ‘연결’—세대 간 연결, 국가와 세계를 잇는 연결—이 향후 국가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어 11시부터 진행된 제1세션 「고려인 청소년의 역사 인식과 사회적 적응」에서는 고려인 청년세대의 인식과 한국 사회 적응 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고가영 중앙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최아영 선임연구원은 「고려인 청년세대의 강제이주에 대한 인식: 전승된 기억의 재해석」을 발표하였다. 발표는 인터뷰 자료를 기반으로 고려인 청년들이 강제이주를 단순한 민족적 비극으로만 인식하기보다 비교적 중립적인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세대 간 기억 전승의 약화와 재구성 과정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분석하였다.

이에 대해 김혜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은 토론에서 이러한 인식 변화가 개인적 특수성을 넘어 청년세대 전반에 나타나는 흐름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존의 감정 중심 서사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기억 형성 요인을 분석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공적 담론의 부재, 가족 내 침묵, 교육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기억 전승 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연구의 확장 방향을 제안하였다.

두 번째 발표에서 송잔나(손 잔나) 러시아 고등경제대학교 연구자는 「통합의 통로로서 스포츠와 문화: 현대 한국 내 러시아어권 이주자 가정 청소년의 사회 적응」을 통해 스포츠와 문화가 고려인 청소년의 사회 통합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로 작용함을 분석하였다. 발표는 체스, 예술,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형성된 문화자본이 한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상징자본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하였다.

토론을 맡은 염 나탈리야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학교 부교수는 본 연구가 고려인을 결핍의 대상이 아닌 자원을 보유한 주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을 이룬다고 평가하였다. 동시에 스포츠와 문화 영역에서 나타난 성공 사례가 보다 일반적인 고려인 사회의 경험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 필요성과, 제도적 인정과 일상적 귀속감 사이의 간극을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오후에 진행된 제2세션 「고려인을 연결하는 현장: 실천과 경험」에서는 고려인 사회를 현장에서 지원하고 연결하는 실천적 활동과 경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충북대학교 러시아언어문화학과 김태욱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첫 번째 발표는 카자흐스탄 고려일보 총주필 김콘스탄틴(Константин Ким)이 「Связанные одной судьбой (하나의 운명으로 이어진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진행하였다. 김 총주필은 고려일보의 전신 「선봉(Сенбон)」이 1923년 3월 1일 3·1운동 4주년을 기념하여 창간된 이래의 역사를 소개하였다. 1937년 강제이주 이후 카자흐스탄에서 「레닌기치(Ленин Кичи)」로 재편되어 발행을 이어갔으며, 1953년 공화국 신문으로 승격되고 1978년 알마아타로 이전하는 과정을 거쳤다. 1991년 카자흐스탄 독립 이후 「고려일보(Корё Ильбо)」로 개칭되었으나 국가 재정 지원 중단으로 발행 부수가 급감하고 일시적으로 발행이 중단되기도 하였으며, 이후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의 후원 아래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김 총주필은 한국의 학술·언론·문화 기관들과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희망한다고 밝히며,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가 추진 중인 신도시 알라타우시티 내 ‘K-Park’ 건설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2027년 9월 고려인 중앙아시아 정착 90주년 기념 개관 행사에 한국 동포들의 참여를 요청하였다.

두 번째 발표에서 (사)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채예진 이사장은 「귀환 고려인의 세대 변화와 글로벌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채 이사장은 한국 거주 고려인을 1세대와 2세대로 구분하며, 특히 2세대 청소년이 글로벌 대화의 핵심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동시에 언어 장벽, 사고방식의 차이, 문화 차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제시하며 당사자들의 자발적 노력이 필수적임을 역설하였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도 공유하였는데, 응답자의 59%가 차별이나 편견을 ‘가끔’ 경험한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한국어가 1위를 차지했고, 67%가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희망하였다. 한국 장기 정착 계획에 대해서는 60%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채 이사장은 고려인이 CIS 국가와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교육·문화·스포츠·자원봉사·국제 협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공동 성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세 번째 발표자인 안산 선일중학교 임미은 교사는 「고려인 밀집학교 이중언어 교육 운영 사례」를 주제로 발표하였다. 임 교사는 러시아어권 학생이 전체 다문화 학생 증가 속도 대비 약 3배 이상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으며, 성일중학교의 경우 다문화 학생 비율이 70%에 달한다고 설명하였다. 2024~2025년 교육부 지정 이중언어 교육 연구학교 운영 경험을 소개하며, 1년을 4학기로 나누고 6단계 수준별 과정을 설계한 한국어 교육 모델, 교과 학습 자료의 러시아어 번역 제공, 평가 시 러시아어 답안 허용 등 이중언어를 교육 도구로 적극 활용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아울러 2023년 9월 이후 교육부의 다문화 교육 패러다임이 ‘부족함을 채워주는’ 관점에서 ‘강점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향으로 전환된 점을 언급하면서도, 고려인 학생 가정의 사회경제적 취약성, 가사노동 부담, 내적 동기 부족 등 복합적 문제와 함께 AI 시대 변화 속에서 이들의 진로 교육 방향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현직 교사로서의 과제를 제기하였다.

사회자 김태욱 교수는 세 발표를 마무리하며, 고려인 청소년 교육에는 학부모, 한국인 학생과 교사,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참여해야 하며, 고려인을 단순한 노동자나 이주민이 아닌 이웃이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내년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 기념행사가 고려인과 연구자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함께 준비하고 기억하는 자리가 되기를 당부하였다.

폐회사에서 채예진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채수홍 소장, 중앙아시아센터장 신범식 교수, 한문화재단 문지훈 상임이사, 서울대학교 조교진, 자원봉사자 등 행사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번 학술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단순한 발표로 끝나지 않고 향후 연구와 실천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고려인의 역할과 방향이 계속해서 새롭게 정의되고 있으며, 이번 학술회의가 그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마무리하였다.

마지막으로 특별 세션이 이어졌다. (사)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김산이 사회를 맡은 가운데, 미래이음 KGN 청소년 합창단이 “고려아리랑”을 공연하여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고려인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한 역사 인식과 사회 적응, 그리고 한국 사회와의 관계 재구성을 다층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특히 고려인을 단순한 이주 집단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래를 함께 구성해 나갈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 전환이 강조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및 학술 연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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