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와 중동
2024년 미 대선 캠페인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공화당 후보는 중동 이슈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중에게 피로도가 높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이 아닌 인플레이션, 불법 이민 등 바이든 정부의 실패를 부각할 수 있는 국내 문제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1기를 통해 2기 중동 정책을 가늠해 보자면 트럼프 2.0 시대 역시 중동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국수적 민족주의를 노골적으로 강조할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란의 핵개발과 팽창주의, 아랍 걸프 산유국과의 군사협력, 탈(脫)중동정책 등을 둘러싸고 거래식 외교, 신고립주의, 보호주의를 전면에 내걸어 미국 외교의 전통적 가치인 동맹 강화와 인권·민주주의 도모를 파기할 것이다. 폭탄선언에 가까운 충동적인 결정, 지불 능력을 중시하는 동맹관에 따른 이분법적 사고, 후속 방안 없는 기존 관행의 파괴가 이어질 것이며 이러한 좌충우돌 외교 기행으로 중동 내 여러 나라는 또다시 혼란스러울 것이고 역내 질서는 요동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