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무슬림 관광객 유치, 어렵게 생각 말라!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방한 무슬림 관광객 유치, 어렵게 생각 말라!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이 글의 핵심 주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무슬림 관광객을 잘 유치할 것인가’ 입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보면 한국 사회가 아무래도 관광측면에서 다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한국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대응하는 중국정부의 여러 조치로 인해 앞으로 얼마간 중국인 관광객이 현저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때문입니다. 사실, 그 동안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중국 관광객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고, 이 때문에 관광객 다변화 필요성에 대한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정말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자 관광객 다변화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집중을 받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중국인 관광객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의 단일 국가, 문화권의 관광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방한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를 위해 대체를 찾는다면 저는 무슬림 관광객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이들 국가는 대개 한국과 정치적으로 충돌할 여지가 매우 적고, 특히 동남아 무슬림 국가에는 한류의 인기가 높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무슬림 관광객 중에서도 특히 동남아출신 무슬림 관광객에 대한 글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출신의 무슬림 관광객에 대해 쓰고 있는데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출신의 무슬림 관광객이 전체 방한 무슬림 관광객 중 절반에 달하기 때문입니다.[1]

지금까지 연구된 방한 무슬림 관광객 유치방안은 어떤 것이며, 한계가 무엇인가?

지금까지 방한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여러 선행연구의 결론은 하나같이 할랄식당, 기도시설로 대표되는 무슬림 편의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무슬림 편의시설 확충이 전체적인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근본적으로 무슬림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는 주된 원인이 자연경관 감상, 한류(드라마, 영화) 등 명백히 이슬람 종교관련 이유가 아니기 때문에 이슬람 종교 관련 시설 확충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습니다.[2] 게다가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한국 사회에 이미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종교집단(기독교 등)과의 반발로 모스크(이슬람 기도시설) 확충이 쉽지 않습니다. 덧붙여, 국내에 거주 정착한 무슬림 인구(한국인, 외국인 포함)가 약 10만명 정도이고 대부분 경기도의 공업지구에 몰려있는 상황에서[3] 할랄식당을 늘리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선행연구자들도 한국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자신들이 제시한 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실현하기가 쉽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방안을 제시한 이유는, 방한 무슬림 관광객이 누군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 방한 무슬림 관광객에 대한 연구자료는 공통적으로 무슬림 관광객을 방한 중국인 관광객처럼 하나의 덩어리로 된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 인식에 기반해서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슬람권으로 분류되는 국가별로 사용언어가 다르며 경제수준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또 이슬람은 여러 종파로 나뉘며 엄격한 원리주의 종파부터 세속적인 종파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종파에 따라 행동양식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고요. 따라서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고민은 중국이나 일본같이 어느 단일한 한 국가의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글이 기존의 연구와 차별되는 점은? 동남아 지역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방안 제시

이 점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방한 무슬림 유치 방안을 제시하려고 한 이 글이 가치가 있습니다.[4] 말레이시아의 인구가 약 3천만명쯤 되고 1인당 평균 소득이 1만불을 상회합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전체인구는 약 2억 4천만명쯤 되고 1인당 평균 소득이 3천 5백 달러정도 이지만[5],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 주변 인구가 1천만명에 달하고 1인당 평균 소득이 1만불에 달합니다.[6]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GDP가 연 6%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므로 미래가 특히 기대되는 국가입니다. 이들 국가는 공통적으로 한류바람이 아직도 크게 불고 있고, 주류 이슬람 종파도 동일합니다.

이 글은 한국관광공사가 작성한 무슬림 관광객에 대한 보고서 및 무슬림 관광을 주제로 한 연구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덧붙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인턴, 교환학생 등으로 총 약 1년 반 정도 현지에서 머물면서 느낀 제 경험과 한국 내 여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인과 교류하면서 체득한 바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무슬림 관광객 유치 방안; 단기, 장기 방안으로 구분

단기방안

1)음식점

할랄인증 부여 보다는, 메뉴판에 영어 또는 말레이어로 성분 표시 확실히 하고 안내문 등으로 요리과정에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기

2)기도시설

깔끔한 빈 방 정도면 충분 (음식점 내에 마련하는 편을 추천)

제가 제시하는 위 두 가지 방안의 기저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무슬림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는데 할랄인증 받은 음식점, 제대로 된 기도실 같은 무슬림 편의시설 확충이 방한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절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바탕이 되어있습니다. 이 말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무슬림의 신앙심이 낮다는 뜻이 결코 아니니 오해하지 말길 바랍니다. 다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은 한국이 비무슬림국가인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고 이를 감안하여 행동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단기방안의 근거

1) 설문조사결과: 방한결정에 무슬림 편의시설은 별로 결정적이지 않다!

‘인도네시아 무슬림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는데 무슬림 편의시설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물음에 답이 될 수 있는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가 2015년에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 40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대면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전 질문에 무숄라(기도실)과 할랄식당이 없다면 한국으로 여행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약40%를 점하고 있었지만, 그 다음 질문에 한국으로의 여행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고르라는 질문에 할랄식당 유무(응답자의 3.5%)와 무숄라 유무(응답자의 3%)가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할랄식당, 무숄라 유무보다 더 결정적인 요인은 여행경비/예산(33%), 자연경관 감상(23%), 쇼핑(11%), 문화유적지(8%), 교통편리성(6.5%), 안전성(5.5%), 언어소통(4.5%) 순이었습니다.[7]

2) 심층인터뷰: 할랄마크는 절대적이지 않다!

인도네시아에서 사귀었던 친구가 한국에 놀러 와서 같이 하루 동안 같이 다닌 적이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가 되었지만, 주변에 무슬림이 먹을 만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찾아 다닌 끝에 고등어구이, 고등어 조림 등 생선요리만 해서 파는 식당이 있어 그곳에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이 친구는 굉장히 독실한 무슬림인데요. 핵심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사용하는 식당은 피하고 생선, 산채비빔밥 같이 육류를 취급하지 않는 식당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무슬림이 운영하는 식당이 아닐 경우에는 대게 이슬람 방식으로 도살하지 않은 고기를 취급하기 마련이고 그 식당에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메뉴를 시키더라도 칼, 냄비 등 조리도구를 이미 할랄이 아닌 고기를 요리하는데 썼을 테니 먹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견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이었지만 역으로 생각하니 굉장히 단순한 조건이 되더군요. 횟집, 생선구이집, 산채비빔밥집 등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식당이면 할랄인증에 상관없이 괜찮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를 생선요리만 하는 집으로 데려갔고 그 곳에서 같이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엄격한 무슬림인 인도네시아 친구 Yuli와 함께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3) 기도시설: 외국 여행 중일 때는 나중에 숙소에 가서 기도하면 된다!

제가 여러 말레이시아 무슬림 친구들을 데리고 경복궁 근방을 가이드해준 적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과 한나절을 같이 보냈는데요. 제가 투어 도중에 ‘너네 기도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자국에 있을 때는 꼭꼭 시간에 맞게 기도를 하겠지만, 비무슬림 국가에 있거나 기도할 수 있는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하는 등의 특수한 상황일 경우 숙소에 돌아간 후에 밀린 기도를 하는 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꼭 정해진 시간에 어디서든지 기도를 해야겠다는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대개 한국에 큰 마음먹고 관광하러 왔고 대개 길어봤자 최대 1주일 정도 머물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은 자국에 있을 때보다 이슬람 종교 원칙을 다소 유연하게 적용합니다.

장기 방안

1)한국적인 것을 흠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마련

2)무슬림 편의시설 마련; 기도실, 할랄음식점

장기방안의 근거

1) 심층인터뷰

이 친구는 한국에서 4년 째 유학생으로 거주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친구입니다. 저와 같이 등산도 종종 같이 가곤 하는데요. 이 친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무슬림이 한국을 관광하는 것은 K-pop같은 한류나 겨울에 내리는 눈 등 말레이시아에는 없는 한국만의 특성에 끌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 갖추어져 있는 한국의 무슬림 편의시설이 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이 이용하기에 어떠하냐는 제 질문에, 현재 한국에 있는 할랄 식당이 대부분 가격이 비싸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평을 내놓았습니다. 기도실의 경우 비무슬림 국가에 체류하는 경우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친구인 Gerald와 같이 관악산을 등반하고 식사를 하며 한국 무슬림 관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국, 무슬림 관광객을 장기적으로 유치할 수 있으려면 전반적인 관광산업 개선이 필요합니다. 무슬림이라는 특수성을 떠나 인간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필요하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관광객들도 접근할 수 있는 식당도 필요합니다. 식당의 경우 단기 방안에서 제가 제시한 것처럼 이미 한국에 있는 많은 식당 중 해산물 식당같이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식당은 그 자체로 이미 할랄 식당이므로 홍보, 안내문 등의 방식으로 무슬림 관광객이 먹어도 안전하다는 확신만 줄 수 있으면 됩니다. 전반적인 관광에 대한 개선은 저보다도 훨씬 뛰어난 전문가들이 지금도 연구하고 있는 분야라서 이 글에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말레이시아 친구들이 자유여행으로 한국에 여행 와서 제가 한 나절 동안 가이드를 해 준 적이 있는데요. 경복궁, 북촌한옥마을같이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것에 크게 감탄했다는 점만 첨언하겠습니다.

 

 

한국으로 관광을 온 말레이시아 친구들입니다. 제가 한나절 동안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관광가이드를 했었습니다.

2) 무슬림 편의시설: 무슬림 관광객이 특히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라면 필요함.

남이섬은 방한 무슬림 관광객이 꼭 들리는 여행 장소 상위 10개에 꼭 들어가는 장소이며 방문 후 만족도도 굉장히 높은 곳입니다.[8] 무슬림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 놓았다고 해서 한 번 가봤습니다.

 

왼쪽은 남이섬내 할랄식당의 메뉴판입니다. 한국무슬림협회(KMA)가 인증한 할랄식당이었습니다. 오른쪽은 기도실 입구 사진임.

 

왼쪽은 남성 기도실 내부의 우두(기도 전 손, 발, 입 등을 씻는 의식)시설. 오른쪽은 내부 모습입니다.

제가 마침 남이섬을 방문했을 때 줄지어져 남이섬에 입장하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관광객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체 버스 십여 대에서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이 줄지어 남이섬에 입장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날은 남이섬 선착장 입구에 태극기와 인도네시아 깃발을 나란히 걸어놓았더군요. 이만큼 인도네시아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하겠습니다.

 

왼쪽은 남이섬 입구에 태극기, 인도네시아 국기를 나란히 걸어놓은 모습. 오른쪽은 인도네시아 단체관광객 모습입니다.

제가 남이섬을 찾은 인도네시아인, 말레이시아인 몇 명한테 왜 남이섬을 방문했는지를 물어봤는데요. 이들에게 있어서 남이섬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종의 꼭 들러야 하는 곳으로 인식되어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치 프랑스 파리에 갔는데 에펠탑에서 사진을 찍지 않으면 매우 아쉬운 것처럼 말입니다. 남이섬에 잘 갖추어져 있는 무슬림 편의시설에는 감사했지만, 이것이 남이섬을 방문한 본질적인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맺음말

관광객 다변화 정책은 일단 방향성은 훌륭하다고 판단됩니다. 저는 다변화를 위해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를 제시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방한 무슬림 관광객의 반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위시한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이라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유치책, 장기적인 유치책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글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마무리 한다면, 방한 무슬림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의 주원인이 한국에 무슬림 편의시설이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작성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연구연수생 박재현

사진출처: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참고문헌

[1] 방한 무슬림 관광객 실태에 대해 참고할만한 선행연구는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6년 방한무슬림관광실태조사 보고서이다. 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방한 무슬림 전체 관광객은 평균적으로 매년 약 68만 명이며 이중 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이 매년 12만 명, 인도네시아 무슬림 관광객이 매년 16만 명에 달한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이 글의 대상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무슬림 관광객인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2] 한국관광공사, 2016 방한 무슬림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게재일 2017.1.23. p.57.

http://kto.visitkorea.or.kr/kor/notice/data/report/org/board/view.kto?id=427623&isNotice=false&instanceId=127&rnum=15

[3] 장건 ( Geon Jang ) , 조성기 ( Surng Gie Cho ). 2014. 국내 할랄닭고기 수급실태와 균형수급량 추계. 한국이슬람학회 논총, 24(1) p.124.

[4] 동남아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외 브루나이라는 이슬람국가도 있지만, 제가 잘 알지 못하고 인구가 50만명 이하의 작은 국가여서 이 글에는 포함하지 않았음.

[5] 한-아세안센터, 2015 한-아세안 통계집, 서울:한-아세안센터, 2015. p.26.

[6] 데일리인도네시아,“자카르타, 1인당 GDP 1만1천 달러” 게재일. 2014. 5. 14일

http://dailyindonesia.co.kr/news/view.php?no=8825

[7] 오현재, 인도네시아 무슬림 방한관광상품의 가능성 조사, 한국관광정책,(63), p.120.

[8] 한국관광공사.2016. 2016 방한 무슬림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게재일 2017.1.23. pp.64-65.

http://kto.visitkorea.or.kr/kor/notice/data/report/org/board/view.kto?id=427623&isNotice=false&instanceId=127&rnum=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