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과 사람들]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한 ‘어머니의 강’ 미-중 갈등에 가린 메콩의 목소리를 들어야


엄은희(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

동남아시아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이라면 대륙부 동남아를 지칭하는 메콩 지역이라는 표현에 익숙할 것이다. 역사학자 밀턴 오스본은 이 지역의 역사를 서술한 책의 제목으로 메콩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은 이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자연인 동시에 그 자체로 유역 내 사회정치와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쳐 온 역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예컨대 이강은 란상 왕국이나 크메르 왕국 같은 고대 왕국의토대가 됐는데, 특히 크메르 왕국은 9~15세기 사이현재의 시엠레아프(Siem Reap)를 중심으로 크게번성했다. 사실 앙코르 유적이 자리한 톤레사프 호수 인근은 메콩강 본류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우기와 건기에 따라 물길을 바꾸며 연결된톤레사프와 메콩은 함께 고동치며 이 지역에 풍부한 담수 어류와 드넓은 논농사 지대를 선사했다.

1800년대 중반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이 지역역사에서 메콩은 식민화와 전쟁의 아픔으로 점철돼 있었다. 1861년 프랑스가 베트남의 사이공을보호령으로 만든 것을 시작으로 메콩 지역의 대부분이 유럽의 식민지가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1970년대까지 베트남 전쟁의 격전이 펼쳐졌으며, 이후로도 20년 이상 체제 경쟁의 긴장을 내재한 동아시아 냉전의 최전선으로 남아 있었다. 그격동의 세월을 메콩강은 묵묵히 목도해 왔을 것이다. 1990년대 기존 사회주의 블록의 체제 전환과더불어 메콩 지역에서도 역동적인 변화가 진행 중에 있지만, 이 지역은 장밋빛 전망만큼이나 미래의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원문보기: Chindia Plus – 메콩과 사람들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