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다이어리 in 치앙마이


신동혁(동남아센터 연구조교)

2014년, 처음으로 치앙마이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많은 시간을 인근의 빠이(Pai)에서 보내는 바람에 정작 치앙마이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러던 도중 이번 여름방학에 현지조사를 나가며 잠시나마 치앙마이에 체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치앙마이는 방콕 다음가는 태국의 제2의 도시이자 북부의 문화중심지이다. 방콕에서 비행기로 50분 거리에 위치하며 태국의 다른 지역보다 다소 선선한 기후를 보여 여행객들, 특히 노후를 보내고자 찾는 사람들이 많다.

⚫치앙마이 첫째 날,

폭염으로 후덥지근한 한국과는 달리, 치앙마이는 비교적 선선했다. 내가 묵었던 숙소는 님만해민(Nimmanhaemin) 근처였는데 이곳은 최근 치앙마이에서 가장 뜨고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나와서 조금 걷다보니 곧 님만해민 거리에 도달했다. 사거리에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야 몰(Maya mall)과 그 맞은편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탐앤 탐스가 자리 하고 있었다.

Copyright 2016. (신동혁)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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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트럭은 ‘썽태우(สองแถว)’라 불리는 치앙마이의 택시다. 썽태우는 엄밀히 말하면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노선이 정해져있는 썽태우가 있고, 추가 비용을 내면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갈 수도 있다. 이러한 형태의 택시는 태국 전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특히 치앙마이의 썽태우는 빨간색을 띄고 있어 ‘빨간 차’를 의미하는 롯댕(รถแดง)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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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치앙마이대학교에서 열린 “Next Step for Asian Public Administration: A Comparative Perspective”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다. 세미나는 치앙마이대학교 정치·행정학과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한국행정학회와 치앙마이대학교 소속 교수님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윤순진 교수님도 “Korean Environmental Policy”를 주제로 발표를 하셨다. 세미나 후에는 치앙마이대학교 투어가 있었다. 아직 방학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내에는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대부분이 중국 사람들이었다.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드라마에 치앙마이대학교가 나와서 중국 사람들이 이를 보기위해 몰려들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학기 중에도 관광객들이 몰려 학생들의 수업에 방해가 우려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치앙마이 둘째 날,IMG_4119

짧은 일정동안 최대한 효율적으로 치앙마이를 둘러보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쿠터를 빌렸다. 오전에는 치앙마이대학교 교내에 있는 ‘에너지 연구 및 개발 연구원(Energy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 ERDI)’을 방문하기로 했다. ERDI는 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폐기물, 음식물쓰레기로부터 추출하는 바이오가스의 상용화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관계자를 만나 태국의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역사 및 현황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오후부터는 스쿠터를 타고 치앙마이의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먼저 간 곳은 ‘치앙마이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이다. 이곳은 말 그대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따라 만든 인공 절벽이다. 원래 채석장이던 이곳에 비가 온 후 자연스럽게 물이 고였고, 몇 해 전부터 개발해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특히 내국인보다도 외국인들이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고 수영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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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를 향해 가는 길에 스콜(squall)이 내리기 시작했다. 태국은 여름, 우기, 겨울 3계절이 있는데, 7월은 우기라서 매일 한차례 강한 비가 쏟아져 내린다. 비가 그치고 나면 다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기 시작한다.

스쿠터를 타고 가는 길에 차도 옆으로 설치된 ‘자전거 길’을 발견하고는 멈춰 섰다. 사실 태국과 같이 더운 지역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겨우 몇몇의 외국 사람들만이 이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앙마이의 자전거 길은 꽤나 달리고 싶게끔 깔끔하고 잘 만들어져 있었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에서는 사람보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위주로 교통정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이 치앙마이의 자전거 길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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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날의 마지막 행선지는 왓프라탓 도이수텝(วัดพระธาตุ ดอยสุเทพ)으로 정했다. 가는 길에 후어이 깨우 폭포(น้ำตกห้วยแก้ว)를 발견하고 잠시 들렀다. 마침 두 학생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다시 방향을 틀어 올라가는데 학생들이 저마다 자신의 별명을 목걸이에 달고 줄지어 산을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태국 사람들은 이름을 지을 때 길고 어렵게 지어야 복이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다보니 일상생활에서 이름을 부르기 어려워 대신에 어렸을 때부터 별명을 지어 사용한다. 한 학생과 눈이 마주쳐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새 학기의 시작을 맞이해서 산 위의 절에 다녀오는 길이라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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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진 길을 30여분 더 올라가 마침내 왓프라탓 도이수텝(วัดพระธาตุ ดอยสุเท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왓프라탓 도이수텝은 높이 1,677m에 위치하고 있으며 1383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300개의 계단을 오르면 황금 대형 불탑을 만날 수 있는데, 란나 왕조 시절에 부처의 사리를 운반하던 흰 코끼리가 스스로 이곳까지 올라 이 자리에서 울고 탑을 3바퀴 돌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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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서 치앙마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오후 6시 정도가 되자 나이가 어린 동자승부터 노승까지 일렬로 나와 경건한 자세로 불공을 드리기 시작했다. 태국에서 승려는 절대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국왕을 비롯한 왕실 사람들도 승려에게는 무릎을 꿇고 절하며 존경을 표시한다. 경비원은 모든 관광객들에게 일어서지 말고 앉아서 조용히 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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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279⚫치앙마이 셋째 날,

세 번째 날의 첫 번째 일정은 치앙마이에 있는 ‘에너지 자립 마을’ 방문이었다. 이곳을 총괄하는 엔지니어 Jan-Justus Schmidt은 친절하게 자신의 집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이 마을은 독일에서 온 가족이 처음 만들기 시작했고, 낮에는 태양광을 이용하고 밤에는 수소탱크를 이용하여 100% 재생에너지로 집을 가동하고 있었다. 이미 시험가동 중인 집이 몇 채 있는 상태였고 앞으로 사업을 점차 확장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오후에는 ‘몽족’이 사는 도이뿌이(ดอยปุย)로 향했다. 도이뿌이는 도이수텝에서 30여분을 더 높이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마을이다. 치앙마이를 비롯한 태국 북동부의 고산지역에는 많은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고 그 중의 하나가 몽족이다. 몽족 마을의 작은 시장에서는 여러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특히 그 앞에서 몽족의 전통 의상을 입고 앉아있는 세 명의 아주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마을을 둘러보다가 두 명의 어린 꼬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바나나 잎으로 무언가 만들고 있었다.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수줍은지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마을 가장 위에서는 결혼식이 한창인 듯 북적거렸다. 하지만 직접 그 광경을 볼 순 없었다.IMG_4315 IMG_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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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곳곳에는 현대 문명이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몇몇 신식 도요타 차량을 볼 수 있었고, 집집마다 tv위성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주변의 환경과 다소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또한 시장에서 파는 기념품들을 보니 그들 생활의 많은 부분을 관광수입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이러한 문명의 개입이 그들의 삶을 예전보다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보며 치앙마이 현지조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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