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막 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자유무역이 공동번영의 길”


공동비전·의장성명 의미·전망 / ‘사람 중심·상생번영·평화 공동체’ / 아세안 정상들과 3대 청사진 합의 / 한반도 항구적 평화 구축도 협력 / 아세안 외교, 주변 4강 수준 격상 / 文, 메콩 국가 정상들과 환영 만찬 / “北 함께 식사 하는 시간 왔으면”

우리나라와 아세안 10개국이 26일 발표한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 비전성명’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 ‘공동 언론발표’는 한·아세안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 성명과 발표문은 사람과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포괄적인 호혜 관계를 구축, 아세안과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미·중·일·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람 중심’ 등 3대 미래 청사진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의 후 ‘공동 언론발표’를 채택해 3대 미래청사진에 합의했다. △사람 중심 공동체 △상생번영의 혁신 공동체 △평화로운 동아시아 공동체가 그것이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신남방정책’의 기조인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와도 맞닿아 있다.

또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공동비전성명에 자유무역 원칙에 대한 확인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공동 비전성명에는 “역내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 공동언론발표에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는 자유무역이 공동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우리나라가 한목소리로 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밝힌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 교역국이 보호무역과 경기침체에 빠지며 우리나라 역시 경제적인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세안과 공동의 번영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반도 평화 등 역내 평화 증진 역시 주요 사안 중 하나다. 공동언론발표에선 “아세안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주도 지역 협의체를 활용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 업무오찬을 하면서 아세안 정상들에게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등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번 성명과 발표문들은 앞으로 한·아세안 관계의 지향점을 담는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이를 하나씩 점검하고 이행하면서 앞으로 아세안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합의한 이행과제를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즉 선언이 아닌 과제의 실행 여부에 따라 앞으로 한·아세안 관계가 진정한 동반자로 발전해 가는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호무역주의와 4차 산업혁명 등 새 시대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로 거론된다. 미래지향적인 과제를 매개로 협력을 강화해야 관계발전이 지속한다는 취지에서다.

◆문 대통령, 미얀마·라오스와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이날도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수치 자문역을 만나 “미얀마의 비자면제 조치로 올 상반기 미얀마를 방문한 한국인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며 “한국 국민 보호 협력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계 은행들이 미얀마에서 영업허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수치 자문역은 “미얀마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9월 양국 정상회담 당시 스쿨버스 기증 사업과 한국 기업이 지원 중인 라카인주 마나웅섬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지난해 7월 SK건설이 시공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이 무너진 사고와 관련해 “댐 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에 굳건한 신뢰를 보여준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시술릿 총리에게 양국 간 신뢰가 푸노이 수력발전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시술릿 총리는 “한국 정부가 라오스 발전을 위해 2020∼2023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해주는 등 라오스 발전을 도와주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한국에 라오스의 국도 건설에 대한 지원을 추가로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27일부터 열리는 한·메콩 정상회의에 앞서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태국 등 메콩 국가 정상들과 환영 만찬을 하고 친교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세계 속으로 나온다면 경험을 나누며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나라도 메콩 국가들”이라며 “정상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으로 언젠가 남북의 정상이 메콩 정상들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부산=박현준·홍주형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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