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아세안관련 정상회의, 의장성명 발표…”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긍정평가”


태국 방콕에서 지난 4일 열린 제22차 아세안+3(APT) 정상회의와 제14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결과를 정리한 의장성명이 5일 발표됐다.

외교부 측은 “이번 의장성명에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함께, 개방되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비차별적 다자무역체제 유지를 위한 각 회원국 정상들의 의지가 적극 표명됐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 또한 충실히 반영됐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북미 실무협상 지속 등 대화 촉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 역할 강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참석국들의 건설적 역할 당부와 같은 주요 요소들이 모두 담겼다.

외교부 측은 “APT, EAS 정상회의 의장성명 모두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를 환영하고 북한과의 지속가능한 대화를 위한 한국의 역할을 평가했다”며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 공동선언의 이행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자유무역 질서와 관련해선 지난해 APT·EAS 정상회의 및 올해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과 같이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다자 무역 체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였으며, ‘비차별적인(non-discriminatory)’라는 표현이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APT 성명의 경우, 올해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 이어 무역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재차 표명됐다.

외교부 측은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대 추세 속에 무역갈등이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 계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이 타결됐다.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모든 협정문 타결을 선언하고 2020년 최종 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외교부 측은 “교역·투자 활성화 및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며 “우리의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의는 오는 25~27일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대한 각국의 적극적인 관심을 도출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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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아시아 경시’ 논란 트럼프 “아세안 정상들 내년 미국 초청”


아세안 7개국, 미국과 정상회담에 외무장관 대신 보내 불만 표출
로스 상무장관 “미, 인도·태평양 지역에 매우 관심” 달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에게 내년 초 미국에서 특별 정상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국과 아세안 간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들을 내년 초 미국으로 초청해 “특별한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대독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미국과 아세안 10개국 간 정상회담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의 부대 행사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3년 연속으로, ‘아세안+3(한중일)’에 2년 연속으로 각각 불참해 아시아를 경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태국 방문을 수락했다고 발표하면서 그가 올해 EAS에는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인 바 있다.

4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외무장관과 미국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왼쪽에서 다섯번째). [EPA=연합뉴스]

4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외무장관과 미국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왼쪽에서 다섯번째). [EPA=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도 EAS에 불참하면서 행정부 각료도 아닌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대타’로 보내자, 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이 이날 미-아세안 정상회담에 외무장관을 내보내는 것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AP통신은 “미-아세안 정상회담은 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아세안 회원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처사에 대항해) 외교적 관례를 엄격히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아세안에 “아세안 전체, 혹은 일부가 정상회담을 보이콧해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고자 한 의도적인 결정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익명의 미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이러한 아세안의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한 오브라이언 보좌관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미국과 아세안의 관계에 매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외에도 미국 측은 아시아 동맹들의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태국 방콕을 방문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으로 미국이 아시아 동맹들을 등한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계속해서 전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로스 장관은 “우리는 이 지역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과의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 장관은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콕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미중 무역협상에 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블룸버그와 AFP 통신이 전했다.

로스 장관은 “(미중 사이의) 1단계 합의와 관련해 매우 멀리 진척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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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세계최대 FTA ‘RCEP’ 협정문 타결…신남방정책 가속화


2019년 11월 05일 정책브리핑 보도

세계최대 FTA ‘RCEP’ 협정문 타결…신남방정책 가속화

태국 RCEP 정상회의서 타결 선언…인도는 추후 입장 결정키로

교역·투자 활성화, 수출시장 다변화로 새 기회 창출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4일(현지시각) 타결됐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호주·일본·인도·뉴질랜드 등 16개 국가가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다자무역 협정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세계 총 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FTA 타결로 안정적인 교역·투자 활성화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날 태국 방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해당국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RECP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20개 챕터(주제)의 모든 협정문을 타결했음을 선언하고 2020년 최종 서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아울러, 인도가 RCEP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도와 관련된 잔여 이슈 해소를 위해 참여국 모두가 노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정은 지난 2012년 11월 동아시아 정상회의 계기에 협상 개시를 선언해 28차례 공식협상과 16차례의 장관회의, 3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한 지 7년 만이다.

RCEP의 對세계 비중은 GDP 27.4조 달러(32%), 인구 36억명(48%), 교역 9.6조 달러(29%) 규모다. 아세안 중심성(centrality)을 표방하는 RCEP 타결은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이 본격화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을 포함해 역내 교역·투자 여건 개선과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 뿐 아니라 세계경제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RCEP 참가국들은 이번 합의서에 한-아세안 FTA에 미포함된 전자상거래, 지식재산권 챕터를 도입하는 등 무역환경 변화를 반영한 최신규범 확보하기로 했다. 전자상거래 확산 등 최근의 디지털 기술발전을 반영해 한-아세안 FTA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전자상거래 챕터를 신규 도입하고, 성장하는 RCEP 역내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또 16개국에 대한 통합 원산지 기준을 설정해 기업의 FTA 편의성을 제고하고 역내 가치사슬 강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의 FTA 활용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인 원산지 제도가 개선되는 만큼 기업의 부담과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FTA 활용역량이 미진한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아세안 FTA 등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통관 및 무역원활화 챕터를 도입해 통관 분야 원활화를 통한 한국 기업들의 RCEP 활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참여국들은 협정문 법률검토에 즉시 착수하고 잔여 시장개방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내년 최종 서명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RCEP 타결이 기업의 새로운 시장 기회 확대 등 국익 극대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 산업통상자원부 동아시아자유무역협상담당관(02-2100-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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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문 대통령 “외풍으로부터 자유무역 지켜야…아세안+3가 역할을”


2019년 11월 04일 정책브리핑 보도

문 대통령 “외풍으로부터 자유무역 지켜야…아세안+3가 역할을”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축소균형 치닫는 세계경제를 확대균형으로 되돌려놓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자유무역 질서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고,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다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안+3가 협력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다시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이 거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 전문.

존경하는 의장님,
정상 여러분,

“새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습니다.
강한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20여 년 전 우리가 그랬습니다.
아시아 외환위기의 폭풍이 몰아칠 때 아세안+3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위기 속에 하나가 되어, 우리는 세계 경제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튼튼한 경제권을 만들어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이 거셉니다.
교역 위축으로, 전세계 90% 국가들이 동반 성장둔화(synchronized slowdown)를 겪을 것이라는 IMF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자유무역 질서’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고,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다시 되돌려놓아야 합니다.
아세안+3가 협력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은 역내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 확대는 물론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회의가 우리의 협력을 강화하고, ‘자유무역 질서’를 지켜내며, ‘동아시아 공동체’의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달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오늘의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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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반송 美쓰레기, 한국과 인도·캐나다 등으로 보내져”


2019년 11월 1일 노컷뉴스 보도

“인도네시아 반송 美쓰레기, 한국과 인도·캐나다 등으로 보내져”

인니 관세청이 공개한 쓰레기 컨테이너.(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정부가 쓰레기가 담긴 컨테이너를 미국으로 반송했으나 일부만 미국으로 가고 나머지는 인도와 한국, 심지어 캐나다와 네덜란드 등으로 이송됐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단체인 ‘넥서스3’와 미국에 본부를 둔 ‘바젤 액션 네트워크’(BAN)는 올해 8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미국으로 반송시켰다는 컨테이너 58개를 추적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추적결과 컨테이너 58개 가운데 12개만 미국으로 돌아갔고 38개는 인도, 3개는 한국, 나머지는 태국과 베트남, 멕시코, 네덜란드, 캐나다로 보내졌다고 환경단체들은 밝혔다.

이들 컨테이너는 당초 미국에서 재활용 용지만 싣고 왔다고 인도네시아 당국에 신고됐으나 플라스틱 쓰레기 등 폐기물이 발견돼 반송됐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반송된 미국의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어떻게 한국 등 다른 나라로 보내졌는지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이 “불법적인 세계 폐기물 밀매 게임에 연루됐다”고 비난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유해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을 금지하는 ‘바젤협약’ 당사국이면서 이를 어겼다고 환경단체들은 비판했다.

중국이 지난해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자 선진국들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올 초부터 자카르타 인근과 수라바야 항구에서 2천개 이상의 폐기물 컨테이너를 적발하기도 했다.

이중 584개가 미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일본 등으로의 반송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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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조경태, 동남아에 “그 후진국…배꼽잡을 일” 폄하 발언 논란


2019년 9월 2일 프레시안 보도

조경태, 동남아에 “그 후진국…배꼽잡을 일” 폄하 발언 논란

“태국, 미얀마, 라오스…그 후진국에서 4차산업을 이야기”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등 아세안 3개국 순방에 대해 “배꼽을 잡는 게 그 후진국에 가서 4차 산업을 이야기한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순방지인 아세안 3개국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후진국”으로 규정하며 “어떻게 동남아시아에 가서 4차 산업 이야기를 (하느냐)”고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아서다.
조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8월 수출현황을 보니까 13.6%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다. 감소된 수출액만 해도 무려 442억 달러이다”라며 “수출이 이렇게 잘 안되고, 경제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지금 대통령이 어디 가 계신가. 가만히 보니까 태국, 미얀마, 라오스 가신다고 한다. 누구 돈으로 가는가. 다 우리 국민 세금이지 않나”라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그런데 더 배꼽을 잡는 게 그 후진국에 가서 4차 산업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지금 G7국가 가서 이 위기탈출을 하기 위한 그런 외교활동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어떻게 동남아시아에 가서 4차 산업 이야기를, 또 대통령께서 4차 산업에 대해서 알고는 계시는가. 참 국민들이 천불이 나 있다”고 주장했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국내 업체의 SNS 서비스 ‘라인’이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IT 산업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또한 인구가 많고 시장이 커서 한국의 4차산업 관련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도 꼽히는 곳이다.

[태국] 정부, 한-태국 지소미아 추진한다


2019년 8월 22일 시사저널 보도

정부, 한-태국 지소미아 추진한다

국무회의서 군사정보보호협정안 의결…9월 초 문 대통령 태국 방문 때 체결 예정

정부가 태국과 군사비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해 양국 간 안보협력 강화에 나선다.

정부는 8월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태국과의 지소미아 체결 등을 포함한 법률안 15건, 대통령령안 6건, 일반안건 4건, 보고안건 1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처리된 일반 안건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와 타이왕국 정부 간의 군사비밀정보의 상호 보호에 관한 협정안’은 군사비밀정보의 상호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두 나라 간 국방 분야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9월1일부터 3일까지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을 계기로 한-태 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은 미국 다음으로 6·25 한국전쟁 참전을 결정한 나라로, 양국 간에 지소미아를 체결하는 의미가 크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한국과 태국이 지소미아를 통해 군사비밀정보의 상호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 두 나라의 국방 분야 지원과 협력은 앞으로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개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태국 지소미아 체결이 한·아세안 협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전 세계 35개국과 군사비밀정보보호에 관한 협정 또는 약정을 맺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21개국과는 협정을, 나머지 13개국 및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는 약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결정함에 따라 오는 11월23일 일본은 여기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연일 내비치고 있다. 일본이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원상회복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 총리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지소미아가 종료하는 11월23일까지 약 3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다. 그 기간에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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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아세안 청년들의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


2019년 7월 20일 오마이뉴스 보도

아세안 청년들의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

2019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 참여 후기

한-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센터(사무총장 이혁)는 매년 한국과 아세안 청년들의 관계 형성과 교류 협력을 위해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을 주최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한-아세안 교류 협력 3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7년 ‘신남방정책’을 발표한 이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경제, 정치, 문화적 협력을 확대해오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소장 박수진)와 싱가포르 난양공대(Nanyang Technology University) 국제문제연구소(RSIS), 그리고 한-아세안 센터가 공동 주관했으며, 지난 7월 8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서울과 싱가폴에서 진행됐다. ‘지속가능한 스마트 시티 건설’을 주제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에서 80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한-아세안센터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세안 및 한중일 청년들은 행사의 주제인 지속가능성과 스마트시티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을 넘어 다양한 방식의 상호 교류를 통해 한-아세안 관계의 미래를 체험했다. 기자는 이 행사에 참여해 아세안 국가 청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래 내용은 이번 행사의 참가자들과 기자가 나눈 대화를 재구성한 것이다.

미얀마의 만달리(Mandaley)지역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Akar Maung(23)씨에게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역의 이른바 ‘로힝야족 학살 방관’과 관련한 견해를 물었다. 그는 “국제 사회의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실망감은 이해하지만,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나 역시도 그의 대응에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우리에겐 군부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즉, 군부로부터 견제를 받고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이 이번 사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미얀마의 청년들은 아직 아웅산 수치의 용기있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조호르 바루(Johor Bahru)지역에서 온 Mohammad Aidil Ali(24)씨에게 마하티르(Mahathir Mohamad) 총리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올해 94세인 마하티르 총리의 나이에 대해 다른 국가에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마하티르 총리의 정치 이력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의 현대 정치사를 설명했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다른 많은 국가가 경험한 극적인 ‘혁명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평화적인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으며 나는 그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여한 Akar Maung, Mohammad Aidil Ali, 그리고 기자
▲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여한 Akar Maung, Mohammad Aidil Ali, 그리고 기자
ⓒ 박준영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중인 Andrian Saputra(25)씨에게 최근 있었던 인도네시아 대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비교적 개혁적인 이미지의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기대를 갖고 있으며 그의 두 번째 임기에서도 산적한 개혁 과제들을 잘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종교 정치 세력을 중심으로 나오는 근본주의적 주장들은 우려스럽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태국 출신으로 현재는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Kittituch Orisoon(25)씨에게 최근 화제가 되었던 태국 국왕의 재혼 소식을 주제로 태국 정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최근 태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국왕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인 모습에 대한 실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군부세력의 정치 장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세안 청년들, 그 중에서도 몇 명과 나눈 대화로 아세안 청년들의 생각을 일반화하여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함께 이야기 나눈 다섯 명의 다양한 생각 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생각을 요약하자면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로 상징되는 ‘자유주의’에 대한 열망이었다.

Mohammad Aidil Ali씨의 말대로 아세안은 정치 사회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변화, 발전해왔다. 그들의 합의 정신으로 오랜 시간 다져온 아세안 공동체가 현재 경제, 정치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앞으로의 변화, 발전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아세안 청년들이 아세안 관련 문제에 접근하는 진지한 자세, 다양성을 수용하는 포용적 자세 등을 통해 그들의 방식으로 실현시킬 자유주의적 아세안 질서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2019 ASEAN-Korea Youth Network Workshop에 참가중인 아세안, 한중일 청년들
ⓒ 한-아세안센터

행사 기간 중 이들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지났다. 민주주의 회복과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모였던 촛불 광장에서 박근혜 석방을 주장하는 천막을 보며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에 대한 노력은 아세안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의 과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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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인도네시아] 아시아 청년의 피·땀·눈물로 쌓은 ‘초일류 삼성’


2019년 6월 17일 한겨레 보도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 ①청년 착취
1인 목표 1600대 ‘작업명 1200’
관리자의 “빨리빨리” 외침 속
구형 갤럭시 13초에 1대씩
12시간 조립해야 전광판은 꺼진다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
죽도록 일해도 20대 중반 퇴출

는 삼성전자 아시아 공장의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3개국 노동자 129명을 만났다. 언론사 가운데는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의 시도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인도 삼성 노이다 공장 앞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노이다/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는 삼성전자 아시아 공장의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3개국 노동자 129명을 만났다. 언론사 가운데는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의 시도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인도 삼성 노이다 공장 앞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노이다/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는 이제 한국만의 기업이 아니다. 초국적 기업 삼성전자는 세계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삼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기지로 떠오른 아시아 지역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 현실은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한겨레>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3개국 9개 도시를 찾았다. 2만여㎞, 지구 반 바퀴 거리를 누비며 129명의 삼성전자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설문 조사했다. 국제 노동단체들이 삼성전자의 노동 조건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한 적은 있지만, 언론사 가운데는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의 시도다. 10명의 노동자를 심층 인터뷰했고, 20여명의 국제 경영·노동 전문가를 만났다. 70일에 걸친 글로벌 삼성 추적기는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외면하려 했던 불편한 진실을 들춘다. 진실을 마주하는 일은 당장 고통스러울지 모르나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판단한다. 5차례로 나눠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다.

욕설과 고함

인도네시아 치카랑 삼성전자 공장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모하마디(가명·22)는 하루 12시간을 꼬박 서서 일한다. 현지인 관리자들은 조리돌리듯 매일 “멍청이들, 쓸모없는 것들”이라고 고함을 치며 몰아세운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 5월15일 공장 근처에서 <한겨레>와 만난 모하마디는 욕설을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했다. “매일 겪는 일이지만, 매일 수치스럽다”고 했다. 어제는 이쪽 라인 30명이, 오늘은 저쪽 라인 22명이 “그렇게 일을 할 거면 일할 사람 많으니 다 관두라”는 모욕을 당한다.관리자는 “전화를 받거나 쉬는 건 절대 안 되지만, 화장실은 가도 된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온종일 쉬지 않고 일해도 할당량을 채우기 힘든 상황에서 마음 놓고 화장실을 갈 수가 없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다음 날로 이월됐고, 결국 주말까지 일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삼성전자 노동자들은 공장을 ‘고함의 공포’로 기억했다. 인도 노이다 공장 견습공이었던 프라카시(가명·22)는 기억나는 한국말이 있느냐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빨리빨리”를 외쳤다. 잠시라도 작업 라인에서 물러나거나 앉으려고 하면 관리자들은 언성을 높여 “빨리 일하라”고 다그쳤다고 했다. 프라카시는 “입사 전에는 분명 2시간마다 휴식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오전 10시10분에 ‘짜이’(인도식 밀크티) 마실 때 한 번 쉬고, 오후엔 거의 휴식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인도 청년 치트완(가명·21)에게 삼성은 꿈이었다. 하지만 막상 삼성 공장에서 일할 땐 꿈꿀 시간조차 없었다. 치트완은 삼성을 그만두고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기차로 9시간 걸리는 시골 마을 아누페드라에 살고 있다. 그는 “삼성에 대해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며 델리까지 먼 거리를 달려와 취재에 응했다.치트완은 2018년 8월부터 11월까지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보급형 갤럭시 휴대폰을 만드는 메인 라인에서 일했다. 어느 날 열이 나고 목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관리자를 찾아 “어제부터 목이 돌아가지 않는다. 오늘은 8시간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인 관리자는 대뜸 “타깃(목표량)을 채우고 퇴근하든가, 그게 싫으면 당장 관두라”며 욕설을 섞어 다그쳤다.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돌려 전광판을 보니, 1인당 생산 목표량 1600대를 알리는 불이 들어왔다. 작업명 ‘1200’이라 불렸던 갤럭시 휴대폰을 13초당 1대씩, 12시간 내내 조립해야 전광판은 꺼졌다. 그렇게 일하고도 ‘견습공’이란 이유로 그가 받았던 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가 마주했던 삼성 공장은 닳도록 일하다 병들어 나가거나 계약 해지로 잘려 나가는 곳이었다. 삼성은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가 아니었다.2017년까지 노이다 공장에서 견습공으로 일하다 그만둔 아눕(가명·21)은 “삼성을 그만두고 다른 전자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삼성처럼 많이 일하지도 혼나지도 않는다”며 “소니나 타타 자동차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삼성 공장의 노동 환경과 강도를 말해주니 ‘말도 안 된다’고 했다”며 손사래를 쳤다.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2018>을 통해 “직원 간의 괴롭힘”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인권정책 및 관리체계와 관련해 “우리는 ‘책임 있는 기업연합’(RBA·아르비에이) 회원사로서 아르비에이 행동 규범을 준수한다”고 덧붙였다. 아르비에이 행동 규범은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이나 학대, 체벌, 정신적 또는 육체적 강압, 폭언을 포함한 일체의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대우가 있어서는 안 되며 그러한 대우에 대한 위협도 일절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의 공식 주장이 현실과 다르다는 증언을 아시아 곳곳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다.

택트 타임

<한겨레>가 만난 모든 삼성 공장 노동자들은 각국의 노동법이 정한 기준(8시간)이 아닌 공장마다 설정한 ‘택트 타임’(tact time: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일하고 있었다. 택트 타임은 삼성 공장의 매일이 고함의 공포로 채워지는 이유다.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구형 갤럭시를 만드는 노동자는 하루 1600대를 조립해야 한다. 이런 택트 타임 관리는 삼성이 반도체와 휴대폰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유지하는 비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반도체와 휴대폰 제조업은 노동자 한 명이 소형 부품을 배열해 놓고 이동 없이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집약적 단순 조립 공정이 주를 이룬다. 택트 타임은 노동집약 산업에서 극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앞에는 전광판을 두어 숫자와 시각으로 실시간 압박하고, 뒤에 선 관리자는 고함을 질러 청각적 긴장감으로 신경 줄을 곤두서게 한다. 삼성이 반도체와 휴대폰에서 1등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기술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노동자를 쥐어짜 싸게 많이 만드는 양산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패권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아눕(가명·21)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관리자에게 하루 1600~1700개에 이르는 휴대폰 조립을 할당받고, 전광판에 숫자가 줄어드는 박자에 맞춰 일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동안 단 하루의 휴가도 쓰지 않고 일했다. 관리자의 눈에 띄어 정규직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견습공 가운데 약 5%가량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잔업도 줄어들고, 각종 수당과 복지 혜택 등이 제공된다. 실수령액이 3배 가까이 높아진다. 관리자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퇴사하고 나서야 그는 “파란 목줄을 걸고 출퇴근하는 ‘삼성맨’에 대한 열망이, 지속 불가능한 극한 노동을 감당할 수 있었던 청춘의 한때와 바꿔진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다시 삼성으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 그러지 않겠다”고 말했다.삼성은 2013년 브라질에서 과도한 택트 타임 관리를 통해 초과근로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브라질 노동 검찰로부터 2억5천만헤알(약 12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이후 삼성은 ‘초과근로 등 노동자의 뜻에 어긋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고 우리 돈 13억원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브라질 정부와 합의했다. 브라질 삼성 공장의 택트 타임은 일반 휴대폰의 경우 32.7초, 스마트폰은 2분이었는데, 베트남과 인도에서는 각각 13~14초와 1분 안팎으로 단축됐다. 노동의 권리가 미약한 아시아에서 삼성의 얼굴은 더욱 가혹해졌다.

베트남 박린 공장 주차장에 노동자들을 실어 나를 수십대의 통근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박닌/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베트남 박린 공장 주차장에 노동자들을 실어 나를 수십대의 통근 버스들이 줄지어 서있다. 박닌/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버스와 기숙사

삼성의 택트 타임 관리는 공장 안에서 멈추지 않는다. 복지 혜택으로 포장된 통근버스와 기숙사가 핵심 수단으로 기능한다.삼성전자 베트남 박닌 공장 노동자 듀엔(가명·21)과 인도 노이다 공장 노동자 모디(가명·21)는 아침 6시30분에 집을 나서 7시에 출발하는 통근버스에 탄다. 박닌 공장과 노이다 공장은 수도에서 40~50분 떨어져 있어 출퇴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삼성 버스뿐이다. 삼성 버스는 매일 새벽과 밤, 정해진 시간에 전용 정류장에만 선다. 삼성 버스를 통해서 출퇴근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삶은 버스 시간표로 구성된다. 정해진 업무량을 끝내도 버스 시간 전까지 공장을 떠날 수 없다. 지각과 조퇴는 원천 불가능하다. 듀엔은 “팀이 같이 움직인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고, 시간이 남으면 잔업을 한다”고 말했다.2017년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 노동실태 보고서를 작성했던 베트남 노동단체 연구원은 통근버스에 대해 “몇몇 글로벌 기업도 삼성을 따라 도입하기 시작한 독특한 시스템으로 출퇴근 버스에 의존하는 노동자들은 잔업을 빨리 끝내도 버스 시간에 맞춰 더 일하게 된다. 공장에선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래야 수당이라도 받을 수 있다. 노동자를 시스템에 순응하게 하는 매우 악랄한 방법이자 노동자의 상상력을 박탈하는 장치”라고 말했다.기숙사는 24시간 감시받는 통제된 공간이다. 베트남 박닌 공장에서 만난 한 삼성 노동자는 “기숙사는 근무 시간대가 다른 교대 노동자들을 한방에 머물게 한다. 퇴근하고 돌아가면 누군가 쉬고 있으니 조용히 지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용 공간에는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24시간 작동한다. 베트남 노동단체 연구원은 “삼성이 왜 기숙사에 머물러야 하는 다른 지역 출신을 우선 채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삼성 기숙사는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원 시간을 완전히 제어하는 ??큰 그림의 일부다. 주거를 회사에 의존하게 해 회사에 저항할 생각조차 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삼성 노동자와 공장 주변 주민들은 삼성이 버스와 기숙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원거리 지역 출신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삼성 공장 바로 앞에서 노동자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는 노점을 운영하는 한 박닌 주민은 “삼성은 공장 근처에 사는 박닌 사람은 뽑지 않는다. 박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고기업의 최저임금

아시아 3개국 삼성전자 공장 노동자들은 자국의 최저임금에 못 미치거나 조금 웃도는 돈을 받고 모든 시간과 삶을 삼성에 바치고 있었다. 삼성은 병에 걸릴 확률도, 몸이 아플 확률도 적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년들을 짧게 쓰고 버린다. 인도 견습공의 경우 평균 월급이 14만1912원에 불과했다. 준숙련노동자 기준 월 최저임금 1만5400루피(약 26만2천원)에 한참 못 미친다.삼성 공장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 온 베트남의 듀엔과 인도의 모디는 각각 다른 동료들과 함께 산다. 견습공 신분인 모디는 잔업 수당을 합쳐 한 달 9천루피(약 15만원)를 받는데 그 돈으론 침대 없는 방 월세도 홀로 감당하기 어렵다. 동료 2명과 함께 월 5천루피의 월세를 나눠 낸다. 그가 출근하고 나면 그가 쭈그려 잠을 청했던 바닥에서 주야 맞교대를 끝내고 돌아온 동료가 잠을 잔다. 모디는 일으켜지지 않는 몸을 추슬러 출근할 때 종종 삼성 면접관이 물었던 질문을 떠올린다. 면접관은 “아버지는 무얼 하시고, 가정 형편은 어떠냐”고 물었다. 모디는 자신이 가난했으니까, 더 절박하게 일할 테니까 뽑혔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도 노이다 공장 주변에 삼성전자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노이다/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인도 노이다 공장 주변에 삼성전자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노이다/조소영 <한겨레티브이> 피디 azuri@hani.co.kr

노동의 삼성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한 국제노동단체 관계자는 “삼성의 경영은 글로벌 기업 간에 ‘바닥을 향한 경쟁’을 추동하는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삼성이 진출한 지역엔 공통점이 있다. 삼성 공장이 들어서면 글로벌 최저선이 만들어진다. 해당 국가의 법이 규정한 최저선을 넘나들며 노동자들을 훈육하듯 관리하는 것이 삼성 경영의 핵심”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을 이제 국제적 관점에서 ‘노동의 삼성화’ 현상이라고 불러야 한다. 삼성은 그런 노동을 시킬 수 있는 국가만 찾아다닌다”고 지적했다. ‘노동의 삼성화’는 노동자를 권리가 없는 ‘값싼 인간’으로 치부하는 구시대 경영이다. 1970~80년대 한국 사회에서 썼던 방식을 개발도상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삼성전자 한 해 매출은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은 58조8900억원(2018년 기준)에 이른다. 휴대폰 100조6800억원, 반도체 86조2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도 삼성 공장의 어떤 노동자는 “돈이 없어 저녁을 굶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한 노동 활동가는 “삼성이 만들어내고 있는 착취와 격차를 설명할 지구적 개념이 필요한 지경”이라고 했다. 삼성이 누리고 있는 전 지구적인 ‘돈의 권능’은 아시아 청년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 영혼이 뭉쳐진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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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아세안, 미중 싸움 격화에… “인도-태평양은 상생 공간”심판 자처


아세안, 미중 싸움 격화에… “인도-태평양은 상생 공간”심판 자처

태국서 열린 10개국 정상회의서‘아세안의 시각’ 별도성명 첫 채택 

2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4회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동남아 국가 지도자들이 팔을 교차해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자문역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하지 하사날 볼키아 부르나이 술탄, 훈센 캄보디아 총리,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방콕=AP 연합뉴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로 대변되는 중국의 팽창 정책과 이 같은 중국의 진출을 봉쇄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충돌에 이어 양국간 무역전쟁이 첨예화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심판을 자처하고 나섰다.

24일 아세안 사무국과 태국 외교부가 공개한 ‘제34회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성명’에 따르면 아세안 정상들은 ‘인도 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시각(outlook)’이라는 별도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인도-태평양의 보다 넓은 지역에서 아세안의 참여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아세안이 주도하는 틀이 역내 협력과 대화의 장으로 기능할 것”이라며 별도 성명의 채택을 반겼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동남아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2017년 공개된 이후 그에 대해 아세안이 처음으로 내놓은 입장이다. 그간 아세안 국가들은 ‘아세안’이라는 명칭이 빠진 점, 미국의 대동남아 정책이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비공식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의장 성명과 별도 성명 곳곳은 미국과 중국을 자극하는 용어 사용은 피하면서 완곡한 표현으로 ‘아세안은 싸움의 장이 아니라, 상생의 공간 윈-윈의 장’이라는 사실들을 강조했다. 다섯쪽 분량의 별도 성명은 채택 배경에 대해 “인도-태평양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곳이자 지정학적 변화가 무쌍한 곳”이라며 “이 역동성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별도 성명의 목적과 원칙, 협력분야 등 총 23개 항목에 걸쳐 아세안의 입장을 표시했다. ‘약체 국가’ 모임인 이들은 양강 사이 ‘줄타기’를 통해 양쪽으로부터 인프라 등 ‘구애성’ 투자를 받으며 성장해왔지만, 자신들의 터전을 무대로 한 양강 갈등이 보다 격렬해지자 목소리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외교가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아세안의 입장 발표는 아세안이 10여년 전부터 강조하고 있는 ‘아세안 중심성’에 방점을 찍는 행보”라며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항행의 자유 작전 등 당사자들의 이해 관계가 밀접한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분석했다.

방법론에 있어 정상들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시했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이미 한중일, 미국, 러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는 동아시아 최대 대화체인 EAS 활용은 새로울 것 없지만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의 적극적인 개입, 중재 의지를 밝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세안 정상들은 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아세안이 중심이 된, 세계 인구 절반인 36억명을 한데 묶는 자유무역협정 타결로 ‘아세안 중심성’을 경제분야로 견인 내지는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됐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 의장을 맡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개회 연설에서 “다자 무역체제를 강타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은 우리가 이 문제에 더욱 달라 붙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연내 RCEP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CEP은 작년 의장국인 싱가포르가 강력 추진했지만, 최종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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