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이후 중국 경제발전의 전망을 농업의 관점에서 제시한 황쭝즈 교수의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中國的隱性農業革命,2010)』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근현대사 총서 1권입니다.

저자인 황쭝즈(黃宗智, Philip C.C. Huang) 교수는 오랫동안 미국학계에서 활동하다가 2004년 정년퇴직 이후 북경의 인민대학에서 새롭게 부임하여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제사 및 법률사 학자로서, 이 책을 통해 중국경제 발전에 대한 고유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은 중국 농업경제의 발전과정을 다룬 1편과 현대 중국경제의 현황과 전망을 제시한 2편으로 구분되어 총 11개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편은 18세기 영국과 중국의 농업 시스템을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중국의 경우 특유의 ‘인구압’의 영향으로 1인당 단위 생산량 증가가 정체되는 ‘발전없는 성장’ 양상이 명∙청 시대 이래 600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양상은 여타지역에서 농업생산력 발전의 성과가 상쇄되고 있는 현상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농업혁명은 개방 이후 ‘감추어진’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농업 자체의 생산력 발전이 아니라 근대화에 따라, 환금성이 높은 고급 농산물의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는 것이 저자가 주목하는 핵심적인 현상입니다.

2편에서는 광범한 도시화와 근대화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게 존재하는 비정규 경제와 소자산계급 및 중간계층으로 특징되는 중국 경제의 특성을 분석하였고, 도시와 농촌 사이에 존재하는 공공서비스의 격차를 줄이고, 농업 생산에 있어서 소농장을 기본 생산단위로 하는 합작화된, 고소득의 지속 가능한 농업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여 학술활동의 주무대도 미국이며, 주요 저작들 역시 영어로 작성되었는데,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은 2004년 이후 작성된 중국어 저작으로서 서구적 시각에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을 담은 이채로움이 더해진 저작이라 하겠습니다.

아시아 근현대사에 대한 기본 역사연구 성과 번역을 기획한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의 ‘아시아근현대사 총서’ 시리즈의 첫번째 기획으로 발간된 『중국의 감춰진 농업혁명』은 농업 경제사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근대역사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는 계기가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