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에서 겨울나기

자립과 자생은 새로운 도시운동의 의제를 넘어서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되어왔습니다. 특히 FABcity나 각종 사회공학적 LAB의 등장은 도시가 단순히 자연발생적인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들(과학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의 종합적인 ‘실험실’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도시에서의 자립과 자생은 도시를 향유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도시의 사유화(투기적 개발, 높은 임대료, 퇴거 등)에 맞선 저항이자 도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빈곤과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극복을 위한 실험적 도전이기도 합니다.

경의선공유지는 실제로 제한적인 물리적 환경 내에 다양한 공간의 주체들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의 다른 형태입니다. 이를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다른 척도의 공간’으로 삼고 구체적으로 이번 겨울을 효과적으로 날 수 있는 방안을 두고, 도시에서 적용하고 있고 또 적용가능하다 생각하는 다양한 도시 실험들의 사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경의선공유지라는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가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다양한 논의에 생생한 입체감을 더해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한 번의 워크샵이 경의선 공유지의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기에는 많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워크숍은 적어도 도시에서의 ‘에너지’ 불평등 문제와 도시자립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함께 실천할 그 무언가를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도시의 자립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실험과 협력을 위한 자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