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 [아시아는 通한다] 2천만명(2013년 기준), 일자리·결혼 위해 아시아內 대이동… 人口지도가 바뀐다

[기획보도] [아시아는 通한다] 2천만명(2013년 기준), 일자리·결혼 위해 아시아內 대이동… 人口지도가 바뀐다

[아시아는 通한다] 2천만명(2013년 기준), 일자리·결혼 위해 아시아內 대이동… 人口지도가 바뀐다

 

  • 서울대 국제대학원 은기수 교수

 

[1] 국경 사라지는 아시아 (本紙·서울대아시아연구소 기획)

– 노동 수요 따라 5가지 이동 유형
南→西·東南, 돈 벌러 이주… 단순직·가정부로 3D業 차지
문화·종교적 동질성도 촉매… 東南→東北, 결혼이주 급증

– 韓·中→日, 고급 일자리 찾아
日→韓·中 이동, 상대적 적어… 韓·中 간은 일자리 이동 활발

서울대 국제대학원 은기수 교수

아시아 국가 간 인구 이동을 가져오는 중요 요소는 아시아 지역 간 경제력의 차이다. 경제력과 인구학적 변화로 인한 노동력 수요에 따라 광범위한 인구 이동이 일어나는데, 종교를 포함하는 문화적 동질성은 이동을 한층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시아 국가 간에는 경제적 격차와 문화적 이질성이 크지만 증가하는 인구 이동과 접촉 경험의 확대는 아시아 국가와 아시아인을 한층 더 친밀하게 묶어가고 있다. 인구 이동의 유형도 지역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뉜다.

◇남아시아→서아시아

첫째 유형은 인도·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카타르 등 서아시아로의 인구 이동이다. 산유국으로 부를 축적한 중동 국가 가운데는 3D 업종에 종사하려는 자국민이 적거나 인구 자체가 적어 노동력이 부족한 국가가 있다. 이들 국가에서 필요한 비숙련 노동력이나 돌봄 노동자는 주로 종교가 같은 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 같은 남아시아에서 충원되고 있다.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산업화·도시화를 추진하고 있는 서아시아 국가들이블랙홀처럼 노동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는 이주자가 2000년 74만명에서 2013년 132만명으로 증가했고, 아랍에미리트에도 2000년 30만명에서 2013년 95만명으로 파키스탄 이주자가 급증했다.

◇남아시아→동남아시아

둘째 유형은 남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의 노동자 이동이다.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가 필요로 하는 노동력을 종교와 문화 등이 비슷한 남아시아 국가들이 공급하며 두 지역 간 인구 이동도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이주자는 2000년 5만8000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35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아시아의 권역별 이주 인구 그래픽

◇동남아시아→동북아시아

셋째 인구 이동 유형은 동남아시아에서 동북아시아로의 이동이다. 동북아에서는 선발국인 일본뿐 아니라 한국·중국 등 후발국가들이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곳에서는 자국 노동력 부족과 함께 남성 가운데는 자국 여성과 결혼을 못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외국에서 신부를 찾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소위 3D 업종에 종사하는 저임금 비숙련 노동력과 자국 여성과 결혼을 못하는 남성들의 신붓감으로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인구가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건너간 이주자는 2000년에 1만7000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12만2000명으로 늘어났다.

◇동남아시아→서아시아

넷째 인구 이동 유형은 동남아시아에서 중동 국가를 포함한 서아시아 국가로 이동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이슬람이 지배적인 국가를 중심으로 서아시아로 많은 인력이 공급되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로 2000년에는 25만명, 2013년에는 38만명이 이동했고, 아랍에미리트에는 2000년에 9만명에서 2013년에는 32만명으로 이주자의 수가 증가했다. 이주자들은 서아시아에서 가정부나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한·중·일 간 인구 이동

아시아 지역 내 인구 이동의 마지막 유형은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인구 이동이다.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보다 일찍 근대화를 경험한 선진국가로서 고등교육의 기회를 찾는 한국과 중국 출신의 유학생을 많이 받아들여 왔다. 또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한국과 중국의 고급 인력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한국이나 중국으로 고등교육이나 고급 일자리를 찾아 움직이는 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즉 동북아시아 내에서 인구 이동은 주로 중국과 한국의 인구를 일본이 받아들이는 일방향적 유형을 보인다. 반면에 한국과 중국은 상호간 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즉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쌍방향적인 이동이 증가하고 있고, 한·중·일로 따지면 일본으로의 일방향적 인구 이동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